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미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경기침체 이슈가 향후 통화긴축 방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준은 26~27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1.50~1.75%에서 2.25~2.50%로 0.7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6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에 나서면서 지난 6월 연준이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중립금리(2.5%) 수준에 도달했다. 중립금리는 경기가 과열되지도 침체하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성장을 둔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다음 회의에서도 이례적으로 큰 폭의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말했다. 이는 9월 FOMC에서도 0.5%포인트 또는 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임을 뜻한다.
또 “어느 시점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수 있으며 그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연준은 이미 6월 FOMC 금리전망 점도표에서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3.4%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전망 점표는 연준위원들이 전망하는 연간 최종 금리 수준으로 연말 정책금리가 3.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다. 올해 남은 미 연준의 FOMC는 9월20~21일, 11월1~2일, 12월 13~14일 등 세 차례다. 전망대로라면 남은 세 차례의 회의 중 9월 0.5%포인트, 11월 0.25%포인트, 12월 0.25%포인트 금리인상을 할 가능성이 높다.
또 점도표상 내년 연말 금리전망은 3.8%다. 연준 위원들이 내년에 3.75% 수준에서 금리인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내년 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현재 금융시장은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3.3%가 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3.5~4.5%로 예상하고 있으나 파월 의장의 발언 등을 감안할 때 4% 이상이 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또 상당수가 내년부터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UBS는 “9월 0.5%포인트 인상 이후 11월과 12월에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는 금리인상을 멈추고 금리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시아는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강조하면서 미국은 올해 하반기 리세션(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9월 0.5%포인트 인상하고,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 인상한 후 금리인상을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프리스는 “9월과 11월 FOMC에서 각각 0.5%포인트씩 인상한 후 12월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두 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최종금리는 4~4.25%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씨티는 “근원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9월에 시장 예상보다 큰 075%포인트 인상을 예상하며 올해 말까지 4% 도달, 내년 초 추가적인 인상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향후 미국 통화정책 방향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경기침체 여부가 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9%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1분기(-1.6%)에 이어 2개 분기 역성장하면서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섰다. 다만, 미국에서 공식적인 경기침체 여부는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판단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 미 연준은 탄탄한 노동시장 등을 근거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경기침체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경기침체가 온 만큼 ‘R(경기침체)의 공포’가 더 커질 수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미국 경기둔화 이슈가 통화긴축 향방에 중요한 변수로 보인다”며 “세계경제는 경기국면 측면에서 수축국면(겨울)에 진입하면서 향후 인플레이션도 둔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데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하반기에는 경기둔화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이 중요한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통화긴축 강도가 약화되는 가운데 금리인상 기조가 예상보다 빨리 끝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