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덮친 한국의 수해를 주요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주로 저소득층이 거주하는 반지하 침수 사례를 조명, 2019년 개봉한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CNN은 10일 한국 수해를 다룬 기사에서 “이번 주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기록적인 폭우가 집과 도로, 지하철역을 침수시키고 최고 9명을 숨지게 했다”라고 보도했다. 기사에는 허벅지까지 찬 물 속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침수차를 바라보는 모습 등이 담겼다.
반지하 침수로 3명이 사망한 사례도 거론됐다. 신림동 일가족 참사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서울에서 한때 시간당 강우량이 141.5㎜에 달했다며 “1907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역류 현상과 지하철역 중단 등이 언급됐다.
CNN은 기사에서 “지구 온도가 오르면서 여름철 몬순 현상이 더 강해지고 예측 불가능해짐에 따라 동아시아 많은 국가가 현재 더 강력한 일일 강우를 경험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본에서도 지난 8일 밤 폭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역시 신림동에서 반지하 침수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례를 언급했다. 로이터는 아울러 이번 폭우를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같다고 묘사했다. “홍수가 한국에서의 사회적 차이를 드러낸다”라는 것이다.
로이터는 신림의 한 반지하 침수 사례를 거론, “아시아 4위 경제 국가에서의 사회적 격차 증가에 관한 이야기이자 2020년 오스카상을 받은 한국 영화 ‘기생충’에서 묘사된 반지하 침수와 불편한 유사성을 보유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수해를 두고 “호화로운 강남 같은 수도 부촌 지역에서는 불편을 초래하고 금전적 손실을 야기했지만, 신림 같은 곳에서는 절박한 이들이 삶을 이어가려 매달려 온 몇 없는 희망을 파괴했다”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신림동 반지하 침수 사건을 다루며 “한국의 도시 빈곤층이 처한 어려움은 물론 국가적 주택 위기와 커지는 불평등을 부각한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도시 빈곤층은 종종 반지하에 산다”라며 역시 영화 ‘기생충’에서 이런 모습이 그려졌다고 했다.
NYT는 “천정부지의 집값이 최대 정치 화두 중 하나인 서울에서, 삼성·현대 등 대기업이 건축한 고층의 높고 건조한 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것은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라며 “하지만 가난한 이들은 종종 값 싸고 축축하며 곰팡이가 핀 반지하에 산다”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가장 많은 비로 한국에서는 도로 위 차가 물에 잠기고, 지하철역이 침수됐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폭우가 이웃 북한도 강타했다”라며 북한이 통보 없이 방류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WSJ은 아울러 “현지 뉴스와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사진은 아포칼립스 영화를 연상하는 장면을 담았다”라며 차량 위에 발이 묶인 한 남성의 모습을 비롯해 물에 잠긴 버스·택시, 허리까지 잠긴 채 퇴근하는 노동자 등의 사진이 공유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