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가입자 증가가 한계에 이르면서 수익 확대를 위해 요금제 인상과 광고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내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일부 스트리밍 서비스들은 가입자 확대에서 수익 성장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디즈니는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디즈니플러스 가입자가 1440만명 늘었다고 밝혔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10만명 증가에 그쳤다. 반면에 인도 가입자는 800만명이었으며, 디즈니플러스가 5월 진출한 52개 국가에서 가입자 600만명이 증가했다.
디즈니플러스 뿐만 아니라 OTT 사업을 하는 다른 기업들도 구독자 모집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HBO맥스와 디스커버리플러스를 운영하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버리는 지난주에 170만명의 신규 구독자를 모았다. 하지만 신규 가입의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오히려 국내 가입자는 30만명 줄었다.
넷플릭스는 올해 초 미국 내 요금제를 올린 이후 가입자 이탈이 급증했다. 지난 2분기 동안 130만명의 국내 가입자가 떠나갔다.
OTT 사업은 치열한 경쟁 속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디즈니는 OTT 부문에서 높은 콘텐츠 비용으로 인해 11억달러(약 1조4300억원)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오는 12월부터 구독료를 올릴 계획이다. 디즈니플러스 구독료는 기존 7.99달러에서 3달러 인상해 10.99달러가 된다. 저가 요금제인 광고 버전을 새로 출시하는데 구독료는 7.99달러이다.
라이트쉐드 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애널리스트는 “디즈니플러스는 미국 내 가입자 확대를 사실상 포기했다”며 “테마파크와 마찬가지로 가격을 인상해도 소비자가 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OTT 사업자들은 독점 콘텐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밥 체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가격인상 여지가 있었다”고 말헸다.
체펙은 “가격 인상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디즈니플러스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구독료를 받았으며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해 가치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OTT 업계는 광고 버전을 출시해 가입자 이탈로 악화되는 수익성을 상쇄하려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광고 버전이 가격 상승에 대안을 제시하면서도 수익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즈니의 한 임원은 광고 버전에 대해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하는 광고없는 버전을 구독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레 광고 버전을 구독하게 될 것”이라며 “광고가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영상 솔루션 기업 브라이트코브의 마크 드베부아주 CEO는 “미국 내 순 가입자 증가세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지만 스트리밍 콘텐츠를 보는 시간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신규 가입자는 이제 많지 않지만 기존 가입자가 머무는 시간은 늘어날 것”이라며 “광고 버전은 그런 점에서 매력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