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13주기를 맞아 워싱턴DC 인근에서도 추모식이 열렸다. 워싱턴DC 인근은 김 전 대통령이 생전 한때 망명 생활을 했던 지역이다.
김대중대통령기념사업회 추모기념 준비위원회는 18일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알렉산드리아 소재 코리안커뮤니티센터(KCC)에서 김 전 대통령 13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번 추모식에는 고대현 기념사업회 워싱턴중앙본부 고대현 이사장, 김치환 본부장을 비롯해 스티브 리 워싱턴한인연합회장, 최성 한반도평화경제연구원 이사장(전 고양시장) 등이 참석했다.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 자격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추모식에서 자리를 지켰다. 조지워싱턴대는 김 전 대통령이 2차 망명 시기 시국강연을 한 곳이다.
김 전 대통령 아들이자 전 국회의원인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은 이날 추모식에 직접 참석하는 대신 서면으로 인사말을 전했다. 최 이사장이 추모식 연단에서 김 이사장의 인사말을 대독했다.
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아버님이 추구한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 그리고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양심은 서거 13주년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시대정신과 소명으로 남아 있다”라며 “이런 숭고한 뜻을 계승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추모사에서 1982년 김 전 대통령 시국강연을 거론, “당시 김 전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에는 희망이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연설했다. 지금 우리는 한국 민주주의에 희망이 있는지 다시 묻게 됐다”라고 했다.
또 “김 전 대통령은 우리 곁을 떠나기 직전인 2009년 1월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위기, 서민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라는 3대 위기에 처했다고 하셨다”라며 “지금 대한민국을 지켜본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대한민국이 다시 위기다. 민주주의 위기, 서민경제 위기, 남북관계 위기”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김 전 대통령의 유업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부끄럽고 죄송하다”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다시 김대중 정신을 새기며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다짐해야 한다”라며 “김 전 대통령의 인간으로서의 고난과 극복, 고민과 지혜를 되새기며 저희부터 다시 깨어나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날 추모식장 한켠에는 김 전 대통령 미국 망명 시절이 담긴 사진이 놓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김 전 대통령과 찍은 사진 및 양측이 주고받은 서한 사진도 있었다.
이번 추모식 참석차 방미한 최 이사장은 식 이후 해당 사진을 워싱턴DC 링컨기념관 앞으로 옮겨 ‘워싱턴DC 망명 시절의 김대중 선생 사진전’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