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성 주사를 합법적인 장소에서 할 수 있도록 추진하던 캘리포니아 법이 결국 주지사의 거부로 무산됐다.
게빈 뉴섬 주지사는 22일 상원 법안 SB57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SB57 법안은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주내 대도시에 마약성 약물 투입 장소를 설치해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마약성 오피오이드 주사를 주입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약물 오남용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훈련된 스태프의 감독 하에 약물 주사 투여를 가능하게 한다는 취지로
최근 오피오이드 과다 투여로 인한 사망 건수가 전국에서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온 것이지만 오피오이드 주사를 합법화한다는 논란으로 거센 반대에 직면해왔다.
이 법안을 강력히 추진해온 스칸 위너 주 상원의원은 “마약 투입 장소라고 부르는 것 보다 ‘약물 과다복용 예방 프로그램’ 이다”라며 “캘리포니아에 약물 과다복용, 투여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의료 감독하에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약물을 투여할 수 있으며 과다 투여나 복용에 대한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섬 주지사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이유로 법안 서명을 거부했다. 이와함께 “이 접종소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것이라는 보장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뉴섬 주지사는 이어 “이같은 프로그램이 시범운영이 되더라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약물과다복용 방지 프로그램 마련을 지시했다.
한편 이 법안을 강력 지지하단 위너 의원은 “기회를 잃어버린 비극적인 날”이라고 평했다.
연방정부는 센터의 운영을 허가하지 않은 상태다. 연방 법무부는 필라델피아의 약물 투여 센터의 운영을 허가하지 않았던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적절한 안전장치 하에 센터 운영을 허가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법안은 찬성 42표 반대 28표로 하원을 통과했지만 초당적 반대 의견이 제시되면서 개인적인 논쟁으로 번지기도 했다. 카를로스 비야푸두아 의원과 프레디 로드리게즈 의원은 자신의 형제들이 약물 오남용으로 사망했다고 밝히며 이 법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맷 해니 이원은 이 법안은 펜타닐이나 오피오이드의 사용을 막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목숨을 살리는 것이 목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2020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700여명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며 최고 숫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숨진 261명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LA카운티에서는 지난해 1,000명이 오피오이드로 인해 숨졌다. 전국에서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4월까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 건수가 10만명을 기록했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1만여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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