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인한 집중 호우로 소내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침수로 일부 고로 가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 현장 접근도 어려워 현황 파악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포항제철소는 개소 후 한 번도 고로 가동을 중단한 적이 없어 이번 침수에 따른 직·간접적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설비에 대한 침수 피해가 심각한 데다 고로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돼 경제적 손실이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 포항지역은 지난 5일 오후부터 6일 오전까지 378.7㎜라는 기록적 폭우가 쏟아졌다.
이번 태풍으로 이날 오전 7시17분께 포항제철소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해 2열연공장 메인전기실 1동이 전소하고 스텐리스(STS)공장 사무실 1동과 기술연구소 지하 사무실이 불에 탔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건물 외부에서 보이는 불길은 공장 내 부생가스 배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화재와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태풍으로 인해 제철소에 순간 정전이 발생했고, 팬(Fan)이 꺼지면서 연소되지 못한 부생가스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화재로 보였을 뿐, 정상적인 방산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항제철소는 현재까지 정확한 화재 개소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포항제철소 대부분이 침수되면서 현장 접근이 어려운 데 따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소내 지하 1층과 지상 대부분이 50㎝에서 1m50㎝가량의 많은 물이 고여 있어 전기 누전 등으로 인한 화재 등 안전사고를 의식해 현장 접근이 어려운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이날 화재보다 침수피해로 포항제철소 전체 3개 고로 중 3고로를 제외한 2개 고로가 휴풍(가동중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포항제철소 내 모든 설비동 1층과 지하가 침수돼 설비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데다 지하에 있는 전기시설 유실 등으로 고로 재가동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태풍 영향으로 고로 가동에 필요한 주 원료도 모두 침수된 것으로 전해져 고로 재가동까지 최소 1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포항제철소는 현재 연간 1500만t에 이르는 철강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고로 휴풍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한달 기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침수로 내부 진입도 어려워 고로 재가동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포스코는 현재 고로 재가동을 위해 내부 재난대응반을 꾸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현재 비상대응 최고 단계를 발령해 대응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고로 휴풍으로 포스코 고객사에도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고객사에게 주문을 받아 철강재를 생산하는 데 고로 휴풍으로 제품 투입과 생산, 출하 등 출하 계획을 전혀 세우지 못해 민원이 우려된다.
소내에 적재돼 있던 소재와 제품 등도 이번 침수로 대부분 고철(스크랩)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포항제철소는 현재 화재와 침수로 당분간 재가동이 힘든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제철소 관계자는 “현재 피해상황을 파악 중으로 현장 접근이 어려워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가능한 조속히 현황을 파악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