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워싱턴 DC 백악관 인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위대와 대선패배 승복을 요구하는 반트럼프 시위대가 충돌해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15일 워싱턴 포스트(WP)와 CNN 등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 집회는 ‘백만 마가(MAGA) 행진’, ‘트럼프를 위한 행진’, ‘도둑질을 멈춰라’ 등의 이름을 내건 단체들과 ‘프라우드 보이즈’를 비롯한 백인우월주의자 단체 등이 주최했다.
미 언론은 이 집회 참가자가 수천 명 규모라고 보도했으나 폭스 뉴스는 수만 명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지지자들은 SNS에서 수십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백만 명의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골프를 하러 떠나면서 승용차 안에서 집회 참가자들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감사의 뜻을 표했고, 지지자들은 ‘4년 더’라고 연호했다.
이 집회 가까운 곳에서 약 300여 명의 트럼프 승복 요구 집회 참가자들이 ‘선거는 끝났다,’ ‘트럼프가 패배했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그러자 트럼프 지지자들이 격분하면서 양측은 충돌했다.
서로 욕설을 퍼붓고, 위협을 가하다가 주먹질이 오갔고, 병을 던지기도 해 양측에서 피를 흘리는 사람들이 나왔다.
경찰은 시위현장에서 20여명을 체포했으며, 이들 중 4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밤이 되면서 양측의 충돌이 더 격렬해져 양측이 서로 상대측에 무차별 폭력을 가했으며, 반트럼프 집회 참가자들이 트럼프 지지 용품 판매대를 무너뜨리거나 폭죽을 쏘기도 했다
경찰은 양측은 모두 해산시켰고, 이 과정에서 한 소방관에 등에 칼을 밪고 중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한편, 이날 친트럼프 시위를 주최한 백인우월주의 단체 중 하나인 ‘프라우드보이스’ 집회에는 한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프라우드보이스’ 로고가 찍힌 재킷을 입고 시위에 참가한 모습이 목격됐다. 이 남성은 재킷에 태극기 를 부착하고 고글이 달린 헬멧을 쓴 채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트위터에 ‘블레이즈tv’기자라고 자신은 밝힌 @ElijahSchaffer란 트위터리안은 ‘프라우드 보이스’ 시위에 참가한 한 흑인 남성과 이 한인 추정 남성의 사진을 올리고 “그래도 프라우드 보이스는 백인우월주의자들”(But I thought Proud Boys are white supremacists)를 글을 남겼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인종차별 항의시위에 맞불 집회를 연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로 개빈 매키니스가 2016년 조직했다. 처음엔 무슬림, 유태인, 페미니즘 반대를 표방했고, 남성 및 백인 우월주의, 서구 국수주의를 더했다. 연방수사국(FBI)도 이 단체를 극단주의 조직 리스트에 올려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