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이란의 대도시들과 쿠르디스탄 지역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과열됐다. 22세 이란계 쿠르드족 여성이 이슬람 종교 경찰에게 구금된 후 사망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이날 보도했다.
사망한 이 여성은 마사 아미니로, 그의 죽음은 이란 전역을 현재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13일 신체에 딱 달라붙는 바지를 입은 데다, 히잡까지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이란 여성들이 지켜야 하는 이슬람 복장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종교 경찰에게 체포됐다.
이란 경찰은 그녀가 구금 중에 사망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며 그녀가 석방되기 전 4일 동안 심장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후세인 라히미 테헤란 경찰청장은 아미니에게 신체적 해를 가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녀를 체포하는데 사용된 차량 안에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지만 그녀가 상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목격자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측에서는 그녀가 쓰러지기 전에 벤 밖으로 걸어나가는 장면과 이슬람 가르침을 받기 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는 2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는 폭력의 정황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시민들은 경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19일 수도 테헤란 중심부에서는 경찰에 맞서 시위를 벌이던 수십 명의 여성들이 머리에 두른 히잡을 벗는 것이 목격됐다고 FT가 전했다.
그녀의 장례식 이후 쿠르디스탄 북서부 지역에서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각종 소셜미디어(SNS)에 기재된 영상에서는 디반다레 시에서 시위대와 경찰들이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도 공개됐다. 지역 전역의 사업체들은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으며, 이스파한의 중심 도시와 카스피해의 라시트, 북동부의 마슈하드, 그리고 수도 근교 카라지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
테헤란의 아키르카비르 공과대학 학생들은 “쿠르디스탄부터 테헤란까지 이란 전역이 다 피로 물들었다”고 외쳤다. 다른 이들은 “머리 히잡 때문에 사망하는 굴욕은 언제까지 당할 것인가?”라며 “여성, 삶, 자유”를 외쳤다.
이 같은 시위 등으로 인해 쿠르디스탄 곳곳이 문을 닫았다. 그녀의 장례식에서 쿠르드 여성들은 히잡을 벗기도 했다.
이란 국민들은 SNS에서도 그녀의 죽음에 대해 분개했다. 어떤 배우들은 히잡를 두르지 않은 채로 영상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테헤란의 많은 사업체들은 국가 애도 기간을 존중하기 위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상업 활동을 장려하지 않겠다고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사법부는 거짓 주장을 퍼뜨려 정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이번 사건을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아미니의 죽음은 히잡 착용 등을 강요하는 문화가 현대 이란 사회와 맞지 않다는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곳곳에서는 이슬람 사회의 엄격한 복장 규정을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