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기적을 일으켰다. 올 시즌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무려 111승을 거둔 LA 다저스를 넘어 1998년 이후 24년만에 내셔널리그(NL)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는 15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2 MLB NL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7회 말에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면서 5-3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5전 3선승제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3승 1패를 거두고 지난 1998년 이후 24년만에 NL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게 됐다. 샌디에이고가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만날 상대는 역시 와일드카드 시리즈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이변을 일으킨 필라델피아 필리스다. 샌디에이고는 필라델피아보다 높은 5번 시드 팀이기 때문에 챔피언십 시리즈 1, 2차전과 6, 7차전을 펫코 파크에서 갖게 된다.
이날 경기 초반은 배수진을 친 LA 다저스의 기세였다. 다저스 선발투수 타일러 앤더슨이 5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2개씩만 내주고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하면서 승리의 기운을 가져왔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도 호투하긴 했지만 다저스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던 무키 베츠와 트레이 터너, 프레디 프리먼 삼총사를 앞세워 3회 초에 점수를 뽑았다. 1사후 무키 베츠의 볼넷와 트레이 터너의 2루타로 만들어진 2, 3루 기회에서 프레디 프리먼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2-0으로 앞서갔다.
샌디에이고 타선의 침묵 속에 7회에 분위기가 급변했다. 다저스가 7회 초 샌디에이고 불펜을 공략하며 추가 점수를 뽑았다. 공교롭게도 3회 초 점수를 뽑는 과정에서 활약했던 베츠, 트레이 터너, 프리먼이 맹활약했다. 베츠의 볼넷과 투수 스티븐 윌슨의 폭투, 트레이 터너의 번트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 3루 기회에서 프리먼이 발등에 공을 맞으며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어 윌 스미스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1점을 더했다.
그러나 다저스가 트레이 터너와 프리먼의 동시 도루로 1사 2, 3루 기회를 이어가고도 추가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분위기가 묘하게 변했다. 이는 샌디에이고에 호재였다.
아니나 다를까 7회 말 선두 타자 주릭슨 프로파가 볼넷을 얻어 출루한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트렌트 그리샴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다음 타자 오스틴 놀라는 다저스 1루수 프리먼의 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는 행운의 안타로 타점을 뽑았다.
이어 나온 타자가 김하성. 김하성은 바뀐 투수 옌시 알몬테를 상대로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슬라이더를 공략해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만들어냈다. 김하성의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든 샌디에이고는 후안 소토까지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The view from the Crone Zone = 🔥 #CaptureTheMoment pic.twitter.com/AB3uJfqDas
— San Diego Padres (@Padres) October 16, 2022
매니 마차도와 브랜든 드루리가 헛스윙 삼진과 1루수 파을 플라이로 물러나며 분위기가 식는 듯 했지만 소토의 2루 도루로 만들어진 2사 2, 3루 상황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바뀐 투수 알렉스 베시아를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는 샌디에이고의 승리 방정식으로 연결됐다. 8회 초 로베르트 수아레스가 트레이스 톰슨, 코디 벨린저, 게빈 럭스를 삼자범퇴시킨 뒤 9회 초에는 마무리 투수 조시 헤이더가 베츠와 트레이 터너, 프리먼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적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저스는 7회 초까지 3-0으로 앞서고도 불펜 투수들의 난조 속에 7회 말에만 5실점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올 시즌 무려 111승을 거두며 MLB 30개 팀 가운데 최고 승률을 기록한 다저스는 1차전을 먼저 잡고도 2차전부터 4차전을 내리 내주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일찌감치 접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필라델피아에 덜미를 잡힌데 이어 다저스까지 샌디에이고에 지면서 NL에서 지구 우승팀은 모두 사라졌다. 특히 필라델피아는 중부지구 우승팀으로 ‘가을 좀비’로 불리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잡은데 이어 애틀랜타까지 꺾으면서 기세를 올리고 있고 샌디에이고 역시 애틀랜타에 상대 전적에서 밀려 아쉽게 동부지구 우승을 놓쳤던 뉴욕 메츠를 상대로 2승 1패를 거둔데 이어 LA 다저스까지 넘어서며 와일드카드 팀의 대이변을 연출했다. NL 챔피언십 시리즈는 와일드카드 2, 3위 팀, 즉 5번과 6번 시드의 대결로 압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