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힘들 것으로 봤다. 심지어 포스트시즌이 시작됐을 때만 하더라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디비전 시리즈에도 오르지 못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기적의 팀이 됐다. 이젠 24년 전에 이뤄내지 못했던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본다.
샌디에이고는 15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2022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7회 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5-3으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샌디에이고는 1차전을 진 뒤 2차전부터 4차전까지 내리 이기며 지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NL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의 상대팀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NL 중부지구와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팀을 모두 꺾고 올라온 필라델피아다.
샌디에이고가 LA 다저스와 디비전 시리즈에서 맞붙게 됐을 때만 하더라도 대부분 전문가들은 LA 다저스가 챔피언십 시리즈로 나갈 것으로 봤다. 대부분이 3승 1패를 점쳤고 심지어 3차전에서 끝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포지션별 매치업에서 샌디에이고가 앞서는 것은 2루수 제이크 크로넨워스, 3루수 매니 마차도,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 중견수 트렌트 그리샴 정도였다. 나머지 야수 네 자리와 지명타자, 선발투수부터 불펜투수까지 모두 LA 다저스의 우세였다. 그리고 1차전에서 LA 다저스가 훌리오 우리아스를 앞세워 승리했을 때만 해도 그 예상은 맞는 것처럼 보였다.
LA 다저스의 활화산 타선이 좀처럼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구상도 꼬이기 시작했다. 리드오프 무키 베츠는 디비전 시리즈 1차전부터 4차전까지 타율이 0.143에 그쳤을 정도로 활약을 해주지 못했다. ‘가을 터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제이슨 터너도 그다지 위력이 없었다.
그나마 타선에서 맹활약해준 선수는 트레이 터너와 프레디 프리먼 정도였다. 이들을 뒷받침해주는 타자가 없었다. LA 다저스는 1차전에서 5-3으로 이긴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 3경기에서 모두 3점 이내로 묶였다.
이를 바꿔 말하면 그만큼 샌디에이고가 똘똘 뭉쳐 LA 다저스의 공격을 봉쇄함과 동시에 효과적으로 점수를 뽑아 이겼다는 의미가 된다. 후안 소토와 마차도가 필요할 때 기대에 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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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AP/뉴시스] LA 다저스 선수들이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2022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4차전에서 9회 초 팀의 패배가 가까워지자 침울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2.10.16.
또 하위 타선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김하성을 비롯해 그리샴, 오스틴 놀라는 LA 다저스 하위타선과 달리 공격에서 제몫을 해줬다. 4차전에서 7회 말 5득점 빅이닝을 만드는데 첨병 역할을 한 선수들도 프로파, 그리샴, 놀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이었다. 이를 이어받아 김하성, 소토, 크로넨워스 등 상위타선이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수비에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내야에서 가장 중요한 수비수인 유격수에서 김하성이 트레이 터너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쳤다. 트레이 터너가 공격에서는 김하성보다 앞섰을지는 몰라도 수비에서는 김하성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샌디에이고는 포스트시즌 들어 한 팀으로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선수가 스타급인 LA 다저스에 비해 이름값은 떨어질지는 몰라도 샌디에이고에는 ‘위대한 팀’이 있었다. 그 위대한 팀이 승차 22경기의 절대 열세를 딛고 전세계 스포츠 역사에서도 가장 충격적이고 역사에 남을만한 업셋을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