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자국 에너지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원유와 석유 제품 수출을 통제하고 있지만 오히려 수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와 정제 석유제품 수출 규모가 하루 평균 1140만 배럴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지난주 대비 하루 평균 200만배럴이 급증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통제에 나서면서 국내 석유 재고를 늘려 달라고 정유업계를 압박했지만 오히려 수출 규모가 증가했다고 FT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정유업계가 따르지 않으면 강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앞서 지난 8월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장관이 정유사에 서한을 통해 “정부의 추가적인 요구나 긴급조치를 면하고 싶으면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오펙플러스(OPEC+)가 하루 평균 200만배럴 감산에 합의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석유 수출 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내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옵션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이 석유 수출을 통제하게 되면 동맹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펙플러스가 감산을 결정하고 유럽연합(EU)이 올해 말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금수조치를 시행하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정유사들은 “수출 통제가 국내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키고 미국의 동맹국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10여년전 셰일혁명 이후 전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중요한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다. 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510만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