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가운데 이 팀이 우승하면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속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과거 필라델피아를 연고지로 했던 두 팀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는데 그 이후 우연처럼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1929년 당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해는 미국 뉴욕증시가 사상 최악의 폭락을 기록한 ‘검은 월요일’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공황이 시작됐다.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가 1954년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필리스가 지역 내에서 유일한 야구 팀이 됐다.
필리스는 1980년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처음으로 우승했다. 당시는 오일쇼크로 물가가 치솟으면서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이 팀은 2008년에 다시 한 번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는데, 이 해는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미국 경제가 곤욕을 치뤘다.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경제학자와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등이 경기 침체를 경고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와중에 필리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게 되자 미국 경제가 다시 경기 침체에 접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 섞인 의견이 나온다.
SNS에서도 경기 침체를 바라지 않는 네티즌들이 필리스의 상대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 네티즌은 월드시리즈 상대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응원하면서 “미국 경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내셔녈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만났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패배를 아쉬워하면서 “다가오는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속설이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스포츠계와 월가에서는 미신을 믿거나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필라델피아 출신인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필리스의 우승을 응원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대비는 하겠다”고 말했다.
필리스 경기장의 메인 스폰서인 시티즌스파이낸셜 그룹도 우승을 바라고 있다. 브루스 밴 손 최고경영자(CEO)는 “흥미로운 우연이지만 경기 침체와 필리스는 아무 관련이 없다”며 “우리 경제를 응원하면서 월드시리즈 승리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