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북부의 해상에서 미국행 선박 한 척이 쿠바 해안경비대 경비정과 충돌, 침몰하면서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쿠바 당국이 29일 발표했다.
이민선은 이 날 수도 아바나를 떠난지 약 2시간 뒤에 바히야 혼다 부근에서 충돌사고로 전복한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쿠바 관영매체 쿠바데베테에 따르면 5명의 사망자 가운데에는 어린이 한 명과 여성 3명이 포함되었고 20여명의 다른 승객들은 구조되었다. 그 이상의 자세한 상황은 쿠바 당국이 아직 수사가 진행중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은 최근 경제적 정치적 혼란과 에너지 위기가 가중된 쿠바에서 40년만에 최대의 이민 러시가 이뤄지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쿠바 언론들은 보도했다.
쿠바 내무부는 이번 사고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이 같은 해난 사고는 60년간 계속된 경제제재등 미국의 부당한 쿠바정책이 불러온 또 하나의 참사라는 것이다.
미국의 쿠바 주재 대사관은 사망자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말을 전하면서 ” 우리 미국은 안전하고 합법적인 이민을 확대해왔으며, 인명이 희생될 수 있는 위험한 불법이민을 시도하지 말도록 경고해왔다”고 밝혔다. 쿠바의 미국 대사관은 아직 제대로 완전한 업무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쿠바 이민의 대다수는 비행기편으로 니카라과에 간 다음 육로로 미국 국경을 넘어 텍사스주나 애리조나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이민이 늘어나면서 미국 남부를 향해 약 145km의 위험한 바닷길을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2021년 10월에서 2022년 8월사이에 미 해안경비대가 적발한 쿠바 이민선 이용자는 4600명으로 2020년 한 해 동안의 수보다 6배나 늘어났다.
이런 숫자는 1980년 6개월 동안 12만5000명의 쿠바인이 해상으로 미국에 건너갔던 사상 최대의 엑소더스 당시에 발생한 ‘마리엘 위기’ 이후로 가장 많은 인원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