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카슈끄지 약혼녀가 빈 살만 왕세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미 국무부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밝혀졌다.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2월 혼인신고를 하기 위해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됐다.
이후 약혼녀 등은 이 사건 배후로 지목된 빈 살만 왕세자 등 28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미 법원에 제기했다. 약혼녀 등은 암살자들이 사우디 영사관에서 카슈끄지를 “납치, 결박, 마약 투여, 고문한 다음 암살”하고 시신을 절단했다고 주장했다. 카슈끄지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 법무부는 법원에 제출한 요청서에서 “사우디 왕국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은 현 정부 수반이며 따라서 이 소송에서 면책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는 그러면서 카슈끄지 암살에 대해선 “극악무도하다”고 했다.
CNN은 이 같은 결정에 미 의회가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카슈끄지 암살 이후 사우디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그러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면서 사우디와 관계 회복에 나섰지만, 사우디는 이 같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입장 변화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