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투혼을 발휘했던 손흥민(토트넘)이 진통제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뒷이야기가 공개됐다.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8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 손흥민에 대해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월드컵 개막을 약 2주 앞두고 안와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다.
당초 대표팀 합류가 어렵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은 손흥민은 다시 일어섰고, 한국의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왕 교수는 손흥민의 상태에 대해 “안면골인 광대뼈에 네 군데 골절이 있어 3개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며 “안과 교수님께서 (사물이 2개로 보이는) 이중시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걱정을 하셨는데 그런 증상 없이 회복이 잘 됐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회복할 시간을 충분히 갖지 못한 손흥민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의사 입장에선 놀랄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왕 교수는 “뛸 때 통증은 없다고 했다”면서도 “의사로서는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 경기를 한다는 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손흥민을 말릴 수는 없었다. “(손흥민의)의지가 워낙 강했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강했다”며 “헤더를 할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다. 다행히 아무 문제가 없이 잘 끝났다”고 말했다.
도핑 검사 등을 고려해 진통제도 제대로 쓸 수 없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굳은 의지는 또 한번 드러난다.
왕 교수는 “보통 수술 후 2~4주는 마약성 진통제, 강한 약을 사용한다”며 손흥민의 경우에는 “도핑, 약물 검사 때문에 사용을 할 수 없었다. 수술 당일에만 마취 중 한 번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진통을 참고 지냈다”고 밝혔다.
다행히 손흥민은 부상 우려를 딛고 조별리그 3경기, 브라질과 16강전을 모두 풀타임으로 소화했다.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16강을 선사하기도 했다.
왕 교수는 손흥민의 후유증 등에 대해 “수술 직후에도 없었고, 월드컵이 끝난 다음에도 없는 것 같다”며 “시간이 나면 꼭 안과에 가서 다시 한번 점검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