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앵커이자 수많은 유명인을 취재한 ‘인터뷰의 여왕’ 바버라 월터스가 30일(현지시간) 9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은 월터스가 이날 뉴욕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1929년 9월25일 월터스는 보스턴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클럽 소유주이자 연극 기획자로 어린 시절 월티스의 주변에는 유명인사들이 많았다.
월터스는 1951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1955년 CBS ‘더 모닝쇼’ 작가를 맡는다. 1974년 미국 NBC방송의 ‘더 투데이 쇼’에서 공동 진행자를 맡았고, 1976년 여성 최초 ABC 방송의 저녁 뉴스 진행자를 맡기도 했다.
ABC 저녁 뉴스 앵커가 됐을 때 그의 연봉은 다른 앵커의 2배 수준인 100만 달러로, 남녀를 통틀어 방송계 최고액이었다.
월터스의 활약은 여성 방송인의 위상을 크게 높였고, 여성들의 방송계 진출을 위한 길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터스는 유명인들과 권력자들을 잇따라 단독 인터뷰해 주목을 받았다. 진솔한 인터뷰를 끌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며 ‘인터뷰의 여왕’이라는 명성도 얻었다.
리처드 닉슨 부부와 버락 오바마 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과 인터뷰를 했다. 현직 대통령이던 때는 아니지만 트럼프 부부, 바이든 부부와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등 외국 권력자들도 인터뷰했다.
특히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불륜 스캔들에 휘말렸던 전 백악관 인턴 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인터뷰는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당시 미국에서만 약 5000만명이 이 방송을 시청했다.
월터스는 1951년 기자 생활을 시작해 2015년 은퇴하기까지 약 50년간 언론계에 몸담았고, 미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을 12회 수상했으며 그 중 11회는 ABC 뉴스에 재직할 때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