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세계 식량 가격이 전월 대비 소폭 하락하며 9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곡물, 유지류 및 육류 가격은 하락했지만 유제품과 설탕 가격은 상승했다.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작년 1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5.0p)보다 1.9% 하락한 132.4포인트(p)로 집계됐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식량가격지수는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 2020년 하반기부터 오르기 시작했으며 올해 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과 함께 급격히 치솟았다. 이어 지난해 3월 역대 최고치(159.7p)를 찍은 뒤 지난해 4월부터는 하향세로 돌아서며 9개월 연속 하락했다.
품목별로 보면 작년 12월 곡물 가격지수는 147.3p로 전월(150.1p)보다 1.9% 하락했다. 밀은 남반구에서 수확이 진행되면서 공급량이 증가해 가격이 하락했다. 옥수수는 아르헨티나의 가뭄 관련 우려에도 브라질 공급량 증가가 가격을 하락시켰다. 쌀 가격은 아시아의 수입량 증가 및 일부 수출국 환율 영향을 받아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의 경우 전월(154.7p) 대비 6.7% 하락한 150.1p를 기록했다. 팜유는 세계 수입 수요 둔화 영향으로, 대두유도 남미에서 계절적 영향으로 생산량 증가가 전망되며 가격이 내려갔다. 유채씨유는 국제 공급량이 충분해서, 해바라기씨유는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입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했다.
육류는 전월(115.2p) 대비 1.2% 하락한 113.8p였다. 소고기는 주요 생산 국가의 도축용 소 공급 증가 및 국제 수요 부진에 따라 가격이 하락했다. 가금육은 조류인플루엔자(AI) 심화에 따른 공급량 저하에도 수출 가능 물량이 수입 수요를 웃돌면서 가격이 내려갔다. 반면 돼지고기는 유럽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올랐다.
유제품은 139.1p로 전월(137.6p)보다 1.1% 상승했다. 치즈는 국제 수입 수요가 증가하고 서유럽 지역에서 내수 판매량 증가에 따라 수출 가능 물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올랐다. 반면 버터 가격은 저조한 수입 수요와 충분한 국내 재고량의 영향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분유는 서유럽 지역의 수요 감소가 작용해 가격이 하락했다.
설탕은 전월(114.4p)보다 2.4% 상승한 117.2p를 기록했다. 세계 2위 설탕 생산국인 인도에서 기후 영향으로 수확량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고 태국과 호주에서도 사탕수수 가공 작업이 지연되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