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그리스 북부에서 열차 2대가 충돌해 최소 32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현지 경찰과 소방당국이 밝혔다.
AP통신, B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자정 직전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으로 380㎞ 떨어진 중부 템페 인근에서 여객열차가 마주오던 화물열차와 정면 충돌해 열차 여러 량이 탈선하고 최소 3량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계속 늘어 32명이 됐다. 부상자도 85명 이상이라고 현지 소방당국은 밝혔다.
인근 라리사시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중 최소 25명이 중상이라고 말했다.
열차는 테살리아와 마케도니아를 가르는 협곡인 템페 계곡 직전 고속으로 정면 충돌했다. 코스타스 아고라스토스 테살리아주지사는 “1호차와 2호차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3호차는 탈선했다”고 말했다.
아테네에서 테살로니키로 향하는 여객 열차엔 350여 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철도회사는 밝혔다. 경미한 부상을 입거나 다행히 다치지 않은 승객들은 버스를 타고 사고 현장에서 북쪽으로 130㎞ 떨어진 테살로니키로 이동했다.
사고 현장은 아수라장이다. 현지 뉴스사이트에 게재된 영상에선 탈선한 열차가 화염에 휩싸이고 짙은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다.
Heartbreaking news out of Greece as a deadly train crash claims dozens of lives. The cause of the accident is still unknown. #GreeceTrainAccident
pic.twitter.com/6OP3bajEhE— J.Jack Guler (@jack_guler) March 1, 2023
소방당국은 소방차 수십 대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구급차 40대가 출동했고 소방관 150여 명이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헤드램프를 착용한 구조대원들은 짙은 연기 속에서 사람들을 구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구조 작업을 위해 군도 파견했다.
소방당국은 “열차 2대가 심각하게 충돌했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대피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고라스토스 주지사는 국영TV 인터뷰에서 “매우 강력한 충돌이었다”며 “끔찍한 저녁이다. 현장을 묘사하는 것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열차 앞부분이 박살났다”며 “특수 인양 장비를 동원해 잔해를 치우고 철도 차량을 들어 올리고 있다. 탈선 지점 곳곳에 잔해가 널려 있다”고 덧붙였다.
10대 생존자는 기자들에게 “충돌 직전 강한 제동이 느껴졌고 불꽃이 튄 뒤 갑자기 열차가 멈춰섰다”고 진술했다. 그는 “우리가 탄 4호차는 레일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앞에 있던 칸은 탈선해 박살났다”면서 “1호차에 불이 불었고 우린 가방으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피한 한 청년은 “열차 안에서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구조대원은 AFP 통신 인터뷰에서 “평생 이런 건 본 적이 없다”며 “비극적”이라고 말했다. 지친 듯 보이는 이 구조대원은 “우리는 마지막 사람을 찾을 때까지 밤샘 구조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돌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철도 관계자 2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체포되진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