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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개신교 사순절 ‘고난주간’ 왜 다를까

2023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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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교회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인 2022년 4월15일 주님 수난 예식을 거행한다. 예식 중 입당하는 모습.(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오는 4월9일 부활절을 한 달여를 앞두고 기독교 신자들은 사순절 또는 사순 시기라는 고난의 주간을 보내고 있다.

부활절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예수 그리스도가 무덤에서 다시 살아남을 기념하는 날이다. 2세기 중엽부터 기독교 주요 절기로 자리 잡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자 중심 교리다. 일부 동방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 기독교계는 춘분 당일 혹은 그 직후 보름달 이후 첫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하고 있다.

기독교계가 지키는 사순절은 40일이라는 뜻으로,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절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의 기간을 말한다.

교황청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추기경들은 3일(현지시간)까지 이번 사순절 첫 주 개인적으로 기도에 전념하면서 모든 공적 행사 일정을 중단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처음 맞는 사순절에 많은 교회에서 특별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릴레이 금식, 이웃돕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합심 기도, 나눔 실천 등 각자 사순절의 의미를 기리기 위한 행사가 진행된다.

사순절 의미는?
사순절의 사순(四旬) 즉 ’40’은 성경에서 ‘구원을 준비하는 시기’를 상징한다. 성경에 따르면 모세가 십계명을 받으려고 시나이 산에서 준비한 기간이 40일이고 이스라엘 민족은 광야에서 40년을 살았으며. 예언자 엘리야는 호렙 산으로 가면서 40일간 단식했다. 예수 그리스도도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 담당 이재협 신부는 “이러한 성경적 배경을 토대로 가톨릭 교회는 전례주년의 가장 큰 축제인 부활을 준비하는 기간을 40일로 정하고, 부활을 맞이하기 위한 외적·내적 준비를 하는 기간으로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로 시작한다. 지난 2월22일 시작된 사순절은 미사 중 머리에 재를 얹는 예식을 진행하기 때문에 ‘재의 수요일’이라고 불린다.

이 신부는 “재는 성경적 배경에서 참회와 속죄를 상징하며, 하느님이 아니시면 먼지처럼 덧없는 인간 존재의 의미를 성찰하게 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이날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순시기가 시작됨을 기억하고 신앙의 정점인 부활을 더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준비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사순절, 천주교-개신교 다른 해석
사순절은 기독교의 대표 절기이지만, 이에 대한 천주교와 개신교의 시각은 다르다.

천주교는 사순절이 중요하다. 1963년 말 교황 바오로 6세가 발표한 전례헌장 102항에 따르면 교황청은 사순절을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과 신비를 총 망라한 교회력 또는 전례력의 중요한 하나의 계절’로 정의했다.

사순기간에 사제는 재의 수요일부터 통회와 속죄를 나타내는 자색 제의를 입는다.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는 시기인 이날부터는 기쁨을 상징하는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노래하지 않는다. 말씀 전례는 참회, 단식, 자선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가톨릭교회는 ‘재의 수요일’과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성 금요일’에 만 14세부터 만 60세 사이 신자들에게 한 끼를 금식할 것을 권고한다. 어린이, 노인, 임산부, 특별히 몸을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 등 이 권고에서 예외다. 금식 외에도 가톨릭교회는 매주 금요일에 고기를 먹지 않는 금육을 권고한다,

이 신부는 “금식, 금육과 같은 권고는 지키지 않으면 벌을 받고 지옥에 간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금식과 금육 등 외적 규율은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더욱 지향해야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잠시 멈춰 성찰하게 외적 도구이며 내적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한 도구이기 때문에 십계명과 같은 지킬 계명이라기보다는 교회의 권고 사항이며, 권고의 본질적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내적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천주교 교회에서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2022년 4월15일 미사 후 성체(그리스도의 몸)를 이동시킨 후 모습. 이때 성체를 보관하는 장소를 ‘수난 감실’이라고 한다. 신자들은 1시간 간격으로 수난 감실을 조배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을 묵상하고 기도한다.(사진=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반면 개신교에서는 성공회, 루터파 등 일부 교회에서는 절기로 정했지만, 사순절이 성경에는 언급되지 않았단 이유 등으로 모든 교단이 엄격하게 지켜지는 않고 있다.

이 신부는 “천주교에서는 사순시기를 재의 수요일, 사순1-5주간, 성주간, 성삼일, 부활대축일로 더욱 세분화하여 다양한 예식과 전례를 거행하며 지내는 반면 개신교에서는 사순시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부활절을 성대히 지내는 종파가 있고, 많은 종파에서는 부활절 전 일주일을 ‘고난주간'(천주교 교회의 성주간’)이라는 기간으로 보내며 부활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사순절에 대해 “지난 3년간 전 세계는 감염병의 대유행 시기를 겪으며 아픔, 병고, 죽음, 고독이라는 부정적인 체험을 직접 몸으로 겪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전 세계적 감염병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이 시기 맞이하는 사순시기와, 그 터널 뒤에 마주하게 될 부활의 기쁨은 영성적인 측면에서 최근 실제로 겪은 인간의 실존적 체험을 바탕으로 우리 각자에게 더욱 큰 의미를 준다고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앞서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도 사순절을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 조심스럽게 빛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며 “사회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어둠 속에 머물던 지난날에서 벗어나 빛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야 할 때”라고 전했다.

“사순 시기는 역설적으로 희망의 시간”이라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떨치고, 교회의 전통 안에 있는 다양한 신심 활동을 통해 믿음에 활기를 불어넣는 시간으로 만들어 가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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