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한 사찰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대장경 목판 인쇄물이 4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전망이다.
2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일본 정부가 신청한 ‘조조지(増上寺)가 소장하고 있는 ‘불교 성전 총서 3종(三種の仏教聖典叢書)’에 대해 “등재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각국이 신청한 122건 중 IAC가 등재 후보로 삼은 74건 명단에 포함됐다. 4월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등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들 대장경이 “17세기 초 에도(江戸)막부를 창설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가 수집해 조조지에 기증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간토(関東)대지진과 도쿄대공습 등 위기를 뛰어넘어 오늘날까지 조조지에 전승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문부과학성은 “많은 대장경이 왕조 변천과 전란으로 소멸된 가운데 15세기 이전에 만들어진 3개의 대장경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보존된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며 등재 추진에 대한 의의를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등재를 추진하는 불교 성전 총서 3종 모두 일본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불교 성전 총서 3종은 ▲중국 남송시대(12세기) ▲중국 원나라(13세기) ▲한국 고려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인쇄된 불교 인쇄물이다. 각각 5342첩, 5228첩, 1357권이다.
이에 2023년 11월 일본 정부가 등재 신청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한국 등에서는 비판 여론도 있었다. 당시 한국 외교부는 관련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2021년에도 불교 성전 총서 3종을 등재 추진 후보로 선정했으나, 유네스코에서 등재하지 않았다.
한편 일본 문부과학성은 이외에도 히로시마(広島) 원자폭탄 투하 시각적 자료(1945년 당시 사진 1532점과 영상 2점)을 등재 신청했으나, 등록 후보로 기재되지 못했다.
한 관계자는 아사히에 일부 회원국이 이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