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뼈의 전체 형태에는 인종과 진화 과정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 안와의 모양, 뇌의 용적, 턱뼈와 치아 크기와 형태, 광대뼈 발달 정도는 수백만 년간 누적된 결과물이다.
치아와 턱뼈를 들여다보면 뼈 주인이 무엇을 먹고 살았으며 어떤 질병으로 고생했는지 알 수 있다. 얼굴뼈는 살아 있을 때 자기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지호 울산의대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20년 이상 다양한 환자를 만나며 쌓아온 임상 경험에서 얻은 통찰을 책 ‘얼굴의 인문학'(세종서적)에 녹여냈다.
이 책은 얼굴뼈를 통해 본 미(美)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정체성에 관한 탐구서이자 얼굴뼈 해부학과 인문학을 결합한 최초 의학 교양서다.
이 책에 담긴 미의 기준, 성형, 양악수술, 노화, 질병 등 얼굴에 얽힌 이야기들은 얼굴뼈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얼굴을 이루는 ‘악안면 영역(maxillofacial region)’에 대해 이야기한다. 악안면(顎顔面)은 머리뼈 중 얼굴을 형성하는 부위를 일컫는다.
해부학을 익힌 한 구강악안면외과 의사인 저자는 치아, 혀, 점막, 신경에 이르기까지 얼굴뼈를 구성하는 요소가 인간 생존, 소통, 미적 판단과 어떤 방식으로 얽혀 있는지 파헤친다.
저자는 해부학적 구조에 숨어 있는 인류 역사와 문명을 재구성해낸다. 해골을 소재로 한 바니타스 속 메멘토 모리의 철학, 비극적인 성냥공장 소녀의 직업병 인악, 인간 얼굴뼈를 잘 활용한 마징가 Z,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등장한 톰 행크스의 위험한 치아 발치 등 역사와 영화 속 얼굴뼈 이야기를 해부학 지식과 인문학적 성찰로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