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의 성경학자 우드로 마이클 크롤은 최근 자신의 저서 ‘예수가 죽은 날(The Day Jesus Died)’에서 예수가 서기 33년 4월 3일 금요일 오후 3시에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다고 주장했다.
많은 역사학자들이 오랫동안 이 시간(서기 33년 4월 3일 금요일 오후 3시)에 예수의 죽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해 왔으나, 성경은 명확한 날짜와 시간을 제시하지 않아 의견이 분분했다.
성경에서는 예수께서 ‘제 9시’에 돌아가셨을 때 땅이 어두워지고 지진이 일어났다고만 기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크롤은 자신의 저서에서 성경 본문과 역사적 기록, 천문학적 데이터 등을 통해 이 날짜를 뒷받침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공했다.
성경 마가복음 15장 34절에 따르면 예수님은 ‘제 9시’에 숨을 거두었다고 나오는데, 당시 유대인의 하루는 오전 6시에 시작해 12시간으로 나뉘었기에, 제 9시는 오후 3시를 뜻한다고 크롤은 주장했다.
또 예수가 금요일에 돌아가셨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성경 4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 모두 그날이 안식일 전날이었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유대인 전통상 안식일은 토요일에 해당하므로, 그 전날은 금요일이다.
그는 또 천문학적 계산을 통해 33년 4월 3일에 예루살렘에는 유월절과 일치하는 보름달이 떠 있었으며, 그날 저녁 부분 월식이 관측됐다고 밝혔다. 부분 월식은 달의 일부가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현상으로, 이때 달빛이 붉은 빛을 띨 수 있다.
크롤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힌 직후 몇 시간 후 달빛이 붉게 변한 것으로, 이는 사도행전 2장 20절에 기록된 ‘달이 피로 변한다’는 구절과 맞아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역사적 기록 역시 이 시점을 뒷받침한다. 예수의 재판과 처형을 감독한 것은 로마 총독 본디오 빌라도였는데, 그는 서기 26~36년 사이 유대 지방을 통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실제로 1961년 발견된 ‘빌라도 석비’를 통해 빌라도가 실존 인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크롤은 설명했다. 이 석비에는 빌라도의 이름과 직책이 새겨져 있어, 복음서에 나오는 빌라도 총독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또 1968년에는 십자가형을 당한 남성의 발꿈치 뼈가 발견되기도 했는데, 이 뼈는 복음서에서 묘사된 로마의 처형 방식과 일치하는 손상 흔적을 가지고 있다고 크롤은 설명했다.
그는 기독교인이 아닌 고대 역사학자들인 플레곤과 탈루스의 기록도 인용했다. 해당 기록은 부분적으로 남아있는데, 이 기록은 서기 33년까지 지속된 제202회 올림피아드 기간 중 발생한 사건으로 ‘정오에 갑작스럽게 어두워진 하늘과 지진’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복음서에 적힌 예수가 십자가에 달리신 날의 정황과 일치한다는 게 크롤의 설명이다.
크롤은 다니엘서 예언 등도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짜가 서기 33년 4월3일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복음서 목격자들의 증언과 역사적 사실, 문학적 정황을 종합해 보면, 예수가 ‘다 이루었다(It is finished)’고 외친 그 순간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다. 마치 그 자리에 직접 있었던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