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쾌적한 환경에서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책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는 이러한 요인과 함께 차별과 불평등으로부터 발생한 스트레스가 신체에 생리학 반응을 일으키고 건강을 갉아먹는 과정을 제시한다.
공공보건학자인 저자 알린 제로니머스는 자신이 고안한 ‘웨더링(weather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의 구조적 억압이 신체·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사전적으로 ‘마모’와 ‘침식’ 등을 뜻하는 웨더링은 인종·민족·종교 등에 따른 차별과 편견에 의한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신체에 점진적으로 끼치는 생리학적 작용과 과정을 의미한다.
저자는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 성공을 위해 자신을 갈아넣을 때 그 스트레스가 몸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이 역시 웨더링이 작용한 결과”라고 전한다.
“2020년 봄에서 살아남은 사람은(살아남지 못한 사람이 많다) 누구나 수백 년간 너무나 많은 미국인이 익숙해졌고 권력을 쥔 자들이 외면한 현실을 직시해야 했다. (중략) 그리고 그렇게 일찍 죽는 사람들 중에 유색인종, 노동계급, 소외집단 구성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