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전기차(BEV) 판매량은 472만대로,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 상해기차, 폭스바겐, BYD에 이어 판매 5위를 나타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7일 발간한 ‘산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완성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4% 증가하며 미약한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 전기차(BEV) 판매량은 472만대로 전년 대비 112% 증가했다. 이는 완성차 전체 판매량의 5.8% 수준이다. 한자연은 전기차 시장에서 올해 기업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국가별 구매보조금 정책이 변화함에 따라 지역별로 판매량 증가세가 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유럽·미국·한국 등 대부분의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특히 중국은 판매량 및 성장률 측면에서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볼륨 모델의 증산에 성공한 테슬라가 92만1642대의 차량을 판매 세계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상해기차가 61만1023대, 폭스바겐 43만6669대, BYD 33만5257대, 현대차그룹 24만500대 순이었다.
연구원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제조 부문에서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고, 상해기차는 상해GM우링의 ‘홍광 미니’를 통해 새로운 전기차 카테고리 창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폭스바겐은 본격 양산에 돌입한 전기차 ID.3, ID.4 등의 판매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으며, 현대차그룹도 다양한 신차 출시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최다 판매모델은 47만대 판매된 테슬라 모델3였다. 뒤를 이어 테슬라 모델Y(42만6000대), 상해GM우링 훙광 미니(41만9000대), BYD 한(汉)(8만9000대), 체리기차 eQ1(7만7000대) 순이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과 테슬라가 양강 구도를 형성, 빠른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내수 전기차 판매량은 연 2만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현대 아이오닉5(4월), 기아 EV6(8월), 제네시스 eG80(7월)·GV60(9월) 등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아이오닉5, EV6 등의 볼륨 모델이 테슬라 모델 3·모델Y 판매량을 추월했다.
반면 국내 중견 완성차 3사는 전기차 모델의 부재, 기존 모델 노후화 등으로 미미한 실적을 보였다.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간의 경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양재완 한자연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 및 니켈·코발트 등의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에 대응한 완성차 기업의 공급망 관리 역량 차이가 실제 전기차 판매량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올해 일부 국가의 구매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라 지역별 판매 양상 및 증가세는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지난해에 비해 30% 삭감할 예정으로, 보조금과 무관한 초소형 ·고가 전기차 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보조금 적용 대상인 일부 제조사의 전기차 판매량은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유의미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토요타 전기차 BZ4X가 출시되는 시점인 올해 중순 이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시장의 경우 전체 전기차 국고보조금 예산이 지난해 1조2000억원에서 올해 1조9000억원으로 늘었지만, 차량 1대당 국고보조금은 기존 8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축소됐다. 보조금 100% 지금을 위한 차량 가격 상한선 역시 600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보조금 적용 모델로 판매량 쏠림현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