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고부가가치 차량이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초점을 맞춘 판매 전략이 통하면서 판매량이 전년대비 10% 이상 늘었다. 업계에선 올 2분기 실적은 고부가가치 차량이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지난달 미국 판매량은 7만5606대로 전년 동월 대비 18.4% 증가했다. 제네시스와 SUV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한 판매량이 늘면서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올해 1~5월 누적판매량은 35만49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08% 증가했다.
특히 중형 세단인 제네시스 G70의 활약이 눈에 띈다. G70은 올해 1월 807대를 시작으로 2월 719대, 3월 1057대, 4월 1139대, 5월 1156대가 판매됐다. 한 달 평균 975대가 팔리는 꼴로 이 같은 추세라면 올 연말까지 2만대 이상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준중형 SUV 투싼과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판매량도 순항 중이다. 투싼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8만271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팰리세이드는 3만3574대를 판매했으나 작년 같은 기간보다 8.6%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US뉴스&월드리포트가 선정한 ‘올해의 SUV 베스트 브랜드’로 선정됐는데, 이 평가(10점 만점)에서 투싼은 8.5점, 팰리세이드는 8.7점을 받았다. 상품성과 디자인, 가격 경쟁력 등에서 인정 받으며 일각에선 현대차의 SUV 판매량이 하반기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현대차의 SUV 판매 비중은 53%까지 높아졌고, 제네시스를 포함하면 56%에 달한다”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고마진 SUV 판매 비중을 늘려 제품 구성을 개선한 효과가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북미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도 불구, 전기차 판매량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아이오닉 5는 올해 1월 1548대, 2월 2074대, 3월 2114대, 4월 2323대가 판매됐다. 지난달에는 전년 대비 27.5% 증가한 2446대가 팔리며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였다.
지난 3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아이오닉 6는 첫달 222대를 시작으로 4월 890대, 5월 971대가 판매됐다. G80·GV70 전동화 모델도 지난달 각각 120대, 187대 판매됐다. IRA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리스·렌트 차량 판매라는 우회 전술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승세에 올 2분기 현대차 실적은 호조세를 보일 전망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평균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39조9340억원, 영업이익 3조608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0.93%, 21.11%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