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폭력 사태가 격화하면 국제유가가 ‘미지의 거친 바다’로 밀려들어 전 세계적으로 식량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고 세계은행(WB)이 30일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갈등이 확대되지 않으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갈등이 심화되면 전망은 “빠르게 어두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그에 따른 이스라엘의 하마스 군사작전은 중동 분쟁 확산 우려를 촉발시켰다.
그리고 단계적 확대의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전쟁의 ‘2단계’를 발표하고 지난 주말 이스라엘 탱크와 보병들이 가자지구로 밀고 들어왔다. 하마스 관리들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포함한 동맹들의 더 많은 지역적 지원을 요구했다.
세계은행 보고서는 소규모와 중규모, 대규모 혼란 발생 등 세계 석유 공급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했다.
세계은행은 내년 유가가 배럴당 평균 81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작은 혼란” 시나리오에서 갈등이 확대되지 않는다면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동안 겪었던 혼란과 맞먹는 “중간 정도의 혼란”이 일어나면 세계 석유 공급은 하루 300만∼500만 배럴 감소, 유가가 35%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 1973년 아랍 석유 금수 조치에 필적하는 “대규모 혼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석유 공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줄어들고 유가는 56∼75%, 즉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했다.
인더밋 길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미 세계 경제에 파괴적 영향을 끼쳤으며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면서 “갈등이 확대되면 세계 경제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뿐 아니라 중동에서까지 이중 에너지 충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한 코세 세계은행 부총재는 유가 상승은 필연적으로 식량 가격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유가 충격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미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높아진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을 더욱 밀어올릴 것이며, 분쟁이 격화되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국제 유가는 이-팔 분쟁 이후 약 6% 상승했다. 그리고 분쟁 기간 상승 경향을 보이는 금 시세는 대략 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