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 초 상호 관세도 연이어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백악관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 안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에 대해 25%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며 “알루미늄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1일이나 12일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상호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상호 관세란 한 국가가 특정국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상대국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무역 정책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화요일이나 수요일 기자회견에서 상호 관세를 발표할 계획이다”며 “다른 국가들을 포함해 모두에게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령 저들이 우리에게 130% 관세를 부과하는데 우리가 아무것도 부과하지 않는 방식은 계속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것이냐는 질문엔 “모든 국가가 상호적으로 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비슷한 관세를 부과하는 곳도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을 이용하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상호성을 갖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미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對)미국 철강 수출국 1위는 캐나다였다. 브라질, 멕시코, 한국, 베트남이 그 뒤를 이었다. 알루미늄 역시 캐나다가 가장 많은 양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러시아, 중국도 주요 수출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임기에서도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며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해서도 같은 날부터 25% 전면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었지만, 발효 직전 합의 끝에 시점을 30일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은 이에 대응해 10일부터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15%, 원유와 농기계 및 일부 자동차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대만 등 다른 국가에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구리, 철강, 알루미늄, 제약,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도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를 점령해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내 약식 기자회견에서 가자를 “거대한 부동산 부지”라고 일컬으며 “미국이 그 부지를 소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기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마스 역시 없을 것이다”라며 “다른 부유한 중동 국가들을 통해 건설할 것이며 사람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을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월9일을 ‘미국만의 날’로 최초 선포했다. 취임일인 지난달 20일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개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에어포스원에선 “개명 이후 처음으로 미국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는 안내가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