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정희(본명 손미자)가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79.
영화계에 따르면, 윤정희는 프랑스 시간으로 19일, 한국 시간으로는 20일 별세했다. 윤정희는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백진희씨와 함께 파리에서 거주했다. 윤정희는 2010년께부터 알츠하이머 투병을 해왔다. 수 년 전부터는 남편과 딸도 알아보지 못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했고, 당뇨병도 있었다.
1944년생인 고인은 1967년 영화 ‘청춘극장’으로 데뷔, 1960~70년대를 대표하는 배우였다. 이 시기 동료 배우인 문희·남정임과 함께 한국영화계 여성 배우 트로이카로 크게 주목 받았다. ‘강명화’ ‘안개’ ‘천하장사 임꺽정’ ‘일본인’ ‘장군의 수염’ ‘독짓는 늙은이’ ‘야행’ 해변의 정사’ ‘분레기’ ‘첫경험’ ‘석화촌’ 등 3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대종상·청룡영화상·백상예술대상 등 국내 대부분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1976년 피아니스트 백건우와의 결혼, 프랑스 유학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영화계를 떠났다가 1990년대 잠시 복귀하기도 했다. 당시 1992년엔 ‘눈꽃’, 1994년엔 ‘만무방’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다. 이후 또 한 번 연예계를 떠났던 윤정희는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시’로 복귀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대종상·청룡영화상은 물론이고 LA비평가협회상 등 해외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시’를 촬영할 때 이미 알츠하이머가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