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엄홍식·37)씨의 모발에서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이 추가로 검출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3대 마약’으로 꼽히는 코카인의 경우, 비교적 반입이 활발하지 않은 만큼 유통 과정 등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뻗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유씨의 모발에서 코카인과 케타민 성분이 검출됐다고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통보했다. 이로써 유씨가 투약한 것으로 의심되는 마약류는 대마와 프로포폴까지 포함해 총 4종류다.
당초 경찰은 유씨의 상습 프로포폴 투약 의혹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진행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씨가 프로포폴을 상습적으로 투약한 정황이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던 것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총 73회에 걸쳐 4400㎖ 이상의 프로포폴을 투약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유씨가 지난해까지 총 100회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하는 유씨의 신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간이 소변 검사를 진행했고 국과수에 정밀감정을 요청했다.
같은 날 경찰은 유씨에 대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고 피의자 신분으로 동행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유씨의 모발도 확보한 뒤 국과수에 감정 의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감정 결과 유씨가 프로포폴 외에도 다른 마약류를 투약했을 정황이 포착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씨는 소변 검사에서 대마 양성 반응을 먼저 보였고 정밀감정 결과 모발에서 프로포폴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아울러 코카인과 케타민 등 2종의 마약류도 함께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케타민은 진통효과가 있어 수술이나 검사 시 전신마취를 위해 사용된다. 그러나 남용의 위험이 있어 지난 2006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케타민 부작용은 환각과 흥분, 착란 상태가 있으며 호흡 억제, 경련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코카인의 경우 프로포폴이나 대마에 비해 훨씬 위험성이 높은 마약으로 간주된다.
강력한 환각과 중동을 일으켜 필로폰, 헤로인과 ‘3대 마약’으로 꼽힌다. 뇌 도파민 활성을 크게 증가시켜 쾌감과 집중력, 창의력과 삶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데, 지속적으로 투약했을 경우 수면장애와 인성장애, 폭력, 반사회적인 행동 증가 등을 유발한다. 피부 안쪽으로 벌레가 기어 다닌다는 환각을 겪는 것도 코카인의 부작용 중 하나다.
코카인은 다른 마약류에 비해 국내에서 적발된 사례가 적은 만큼 유씨가 해외에서 투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른 마약에 비해 가격이 비싼 코카인은 우리나라에서 취급하지 않는 편이다”며 “이게 우리나라에 유통되고 있다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코카인을 했는지가 중요한 맹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카인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마약 중 하나로 단속 건수도 현저히 낮은 편이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관세청 마약적발 건수는 6099건이다. 이 가운데 코카인은 104건으로 전체 1.7%에 그친다. 연평균 10건이 채 되지 않는 수치다.
가장 많이 적발된 품목은 대마로 2013건으로 전체 33%, 그 뒤를 필로폰이 1083건으로 17.8%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헤로인과 신종마약, 모르핀, 펜타닐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경찰은 병원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케타민 등 처방 기록을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마약 투약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여부는 피의자 조사를 진행한 뒤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