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서 총을 든 오토바이 강도에게 금품을 빼앗긴 변호사가 이들을 쫓아가 차로 들이받는 영상이 공개됐다.
BBC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도심에서 발생했다.
사건 당시 자신의 BMW 스포츠카를 몰고 외국계 기업과 고급 호텔이 몰려있는 쏘나 헤(Zona G) 지역을 지나던 28살의 변호사 안젤로 스키아베나토 앞에 오토바이를 탄 2인조 강도가 나타났다.
이들은 권총으로 안젤로와 조수석에 타 있던 직원을 위협한 뒤 안젤로가 찬 명품 시계와 이들의 핸드폰, 목걸이를 빼앗아 달아났다.
하지만 안젤로는 이들을 순순히 보내주는 대신 뒤를 쫓기 시작했고 이윽고 나타난 교차로에서 강도들이 탄 오토바이 뒤를 그대로 들이받아 버렸다.
충돌 전 오토바이 뒤에 탄 강도가 안젤로의 추격을 눈치채고 권총을 수차례 발사했지만 안젤로는 멈추지 않았다.
안젤로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강도가 총을 들어 발사하는 것을 보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주변을 살펴보니 충돌에 휘말릴 다른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정의구현 같은 게 아니라 정당한 방어행위였을 뿐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총격과 충돌에도 불구하고 안젤로와 직원은 모두 무사했다. 또 강도가 탄 오토바이를 들이받는 과정에서 다른 차량 2대와 부딪혔지만 부상자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도들은 바닥에 쓰러진 오토바이를 버리고 달아났지만 얼마 뒤 경찰에 체포됐으며, 특수절도와 불법 총기 소지죄로 기소될 예정이라고 BBC는 밝혔다.
반면 안젤로와 함께 타 있던 직원은 트위터에 사건 영상을 올리며 “이게 가치 있는 행동일까? 우리가 탄 차는 총을 다섯 발이나 맞았다. 내게 있어 목숨은 무엇보다 소중하다”라며 안젤로의 행동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남미에 위치한 콜롬비아는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 치안이 불안정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발생한 핸드폰 강절도 사건은 무려 3만 5,781건으로 하루 평균 150건에 달한다.
주 콜롬비아 한국 대사관도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타를 비롯한 콜롬비아 여러 도시에서 각종 범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차량 이용 시 외부에서 차량 안의 귀중품 등 소지품이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대사관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보고타에서 강도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1,029명으로 2020년보다 10.8%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