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달 동안 200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를 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일본의 수련의 다카시마 신고(26)의 가족이 오랫동안 과로 문화에 시달려 온 일본의 변화를 호소했다고 지난 23일 CNN과 일본 NHK 등이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다카시마는 지난해 5월 극단적 선택을 할 당시 고베시의 한 병원에서 레지던트 의사로 일하고 있었다.
유족의 변호사에 따르면 다카시마는 사망 전 한 달 동안 207시간 이상 초과 근무를 했고 3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고 NHK는 보도했다.
다카시마가 근무했던 병원, 코난 메디컬 센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6월 일본 정부의 노동 조사 기관은 그의 사망을 장기간 노동으로 인한 업무상 사고로 판정했다. 이는 의료 종사자들에게 가해지는 엄청난 압박을 강조한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은 오랫동안 과로 문화와 싸워왔고 다양한 분야의 근로자들이 상사의 높은 압력, 처벌적 근무 시간, 회사에 대한 복종과 같은 문제가 보고돼 왔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신 건강 악화로 인해 ‘카로시'(過労死: 과로로 인한 사망)라는 현상까지 발생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이 제정되기도 했다.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다카시마의 가족은 한 청년이 절망으로 내몰렸다고 언급했다. 현지 언론이 공개한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다카시마의 어머니 다카시마 준코는 “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의사로 근무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준콘는 이어 “제 아들은 더 이상 의사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없게 됐지만 앞으로 이런 일이 추가로 발생해선 안 되며 근무 환경이 개선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코난 메디컬 센터 또한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했다. 센터 관계자는 “의사들이 필요에 따라 스스로 공부하고 수면을 취하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자유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근무 시간을 정확하게 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CNN의 연락을 받은 센터 관계자는 “우리는 이 사건을 초과 근무로 인한 극단적 선택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앞으로 이에 대한 언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의 과로 문제는 의료분야에서 특히 심각하다. 2016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전일제로 근무하는 병원 의사 25% 이상이 주당 최대 60시간을 근무했다. 이어 5%의 인력은 최대 90시간, 2.3%의 인력은 최대 100시간까지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의과학협회가 올해 발표한 또 다른 보고서에 따르면 34% 이상의 의사가 연간 960시간의 초과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