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배신당했다는 이유로 일본 남성들을 속여 약 12억원을 가로챈 태국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4일 태국 방콕에서 ‘에이미’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트랜스젠더 여성 우타이 난타칸(49)이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난타칸은 지난 1월 태국을 방문한 일본인 남성 A씨(36)에게 여권과 지갑을 잃어버린 홍콩 관광객 행세를 하며 접근했다.
그는 A씨에게 호텔비를 빌렸고,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하면서 빠르게 가까워졌다.
난타칸은 A씨와 여러 번 데이트하면서 보험료와 의료비 등을 이유로 돈을 빌리고선 갚지 않았다. 급기야 난타칸은 A씨가 자신을 위해 금을 사게 한 뒤 이를 현금으로 교환해 달아났다.
경찰 조사 결과 난타칸은 2011년부터 13년간 일본 남성 73명을 대상으로 3000만바트(약 11억7200만원) 상당의 사기를 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피해 금액만 1500만바트(약 5억8700만원)에 달한다.
난타칸은 대만이나 홍콩 국적의 관광객으로 위장해 남성들을 속여 왔다.
그는 지갑을 잃어버려 여권을 갱신해야 한다며 남성들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코로나19에 걸렸다는 거짓말로 치료비를 받아냈다. 또 가짜 사업에 투자하도록 유인한 뒤 사업이 실패했다며 투자금을 가로채기도 했다.
난타칸은 몇 년 전 일본인 남자친구에게 차여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학 시절 일본인 남자친구가 여행 중에 나를 버렸고 모든 비용을 내게 떠넘겼다. 마음이 너무 아팠다”며 “이전에 사귀었던 다른 일본 남성에게 사기당한 적도 있어서 일본 사람들이 정말 싫었다. 그래서 복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범행 동기가 정말 일본 국적의 전 연인 때문인지는 불분명하다고 SCMP는 전했다.
한편 태국에서는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받게 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6만 바트(약 234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