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한 공무원이 낮에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고도 10년간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태국 타이거(Thaiger)에 따르면 태국 중부 앙통주에서 한 지방 공무원이 10년 동안 출근하지 않고도 급여와 보너스를 전액 챙겨간 혐의로 기소됐다.
재난 예방 및 완화 책임자인 해당 공무원은 레스토랑에서 야간에 가수로 공연을 하고 있어, 낮에는 피곤해 일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결근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무원은 시장의 지시가 있을 때만 출근한 뒤, 필요한 문서에 서명하는 방법으로 조사를 피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직장에 나가지 않고도 해고되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았고, 계속해서 급여와 보너스 전액을 받았다.
다만 지방 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해당 공무원의 처벌 여부 또한 확실하지 않다.
태국 현행법상 부패에 연루된 공무원은 1~10년의 징역형과 2000~2만밧(약 8만~81만원)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해당 사건은 정부 기관 비리 폭로 단체인 ‘워치독'(Watchdog)의 주도로 밝혀졌다. 이에 태국 내에선 공공 부문 부패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태국 언론 카오솟은 “많은 누리꾼이 공직자의 책임감 부족과 이 같은 부정행위가 통제되지 않고 방치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별로 놀랍지 않다”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태국은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3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100점 만점에 35점으로, 180개국 중 108위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 응답자의 88%가 정부 부패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으며, 공공 서비스 이용 경험자 가운데 24%는 지난 1년간 뇌물을 제공한 적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