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호주 콴타스 항공 기내에서 승객들이 강제로 ‘성인 영화’를 시청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각) 호주 뉴스닷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5일 호주 시드니에서 일본 하네다로 가는 콴타스항공 GQ59편 비행기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
기내 좌석의 모니터 등을 조절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고장으로 승객이 개별적으로 영화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해당 항공편은 1시간 가량 이륙이 지연된 탓에 더 이상의 지연을 막기 위해 조종사는 이륙을 결정했는데, 당시 원활한 이륙을 위해서는 기내 좌석에 설치된 모니터 스크린이 일괄적으로 켜져 있는 상태여야 했다.
문제는 승무원들이 기내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상영을 결정한 영화가 승객들의 다양한 연령을 고려하지 않은 ‘성인 영화’였다는 점이다.
당시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어떤 영화를 보고 싶은지 묻곤 숀 펜과 다코타 존슨 주연의 영화 대디오(Daddio, 2024)를 모든 기내 좌석 모니터에 상영했다.
대디오는 공항에서 집으로 가는 택시에 탑승한 여주인공이 초면인 택시 기사와 앞뒤로 앉아 각자의 사생활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2인극 영화인데, 영화 도중 여주인공이 이 택시 기사와 관계를 맺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이 됐다.
실제 이 영화는 미국 내에서 R등급을 받은 영화로, R등급은 만 17세 미만 청소년이 부모나 성인 동반 없이는 관람할 수 없는 영화에 주로 매겨진다. 국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과 동일하진 않지만, 욕설이나 폭력, 성적 노출 등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수 있어 부모의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
당시 기내에 탑승하고 있던 한 승객은 이후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그 영화(대디오)에는 노골적인 성적 장면과 나체 장면이 등장했다. 굳이 헤드폰을 쓰고 있지 않아도 영화 도중 인물이 문자 메시지를 통해 노골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며 “기내 기술 결함으로 화면을 끄거나 일시 정지, 화면 밝기 낮추기, 음소거 등이 전부 불가능했다”고 적었다.
뉴스닷컴에 따르면 콴타스 항공 측은 영화 상영 이후 문제를 인지하고 모니터 수리에 나섰지만 고쳐지지 않자 어린이용 영화로 급히 변경해 상영했다고 한다.
관타스 항공 측은 사건 이후 뉴스닷컴에 “해당 영화는 기내에서 상영하기에 분명히 적절하지 않은 영화였다”며 “승객들에게 이런 경험을 하게 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사례는 개별적으로 영화를 선택할 수 없는 드문 경우였지만, 해당 영화를 고르게 된 경위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