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의 99세 아마추어 수영선수가 연령별 세계기록 3개를 갈아치우며 지역 사회에 울림을 줬다.
23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티 브뤼셀(99)은 지난 20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사니치에서 열린 빅토리아 마스터스 수영 대회에 출전해 3종목의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브뤼셀은 100세 이상 104세 이하 연령대 400m 자유형 종목에서 기존 기록을 4분 가까이 단축하며 신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열린 50m 배영과 50m 평영 경기에 이어 출전해 역시 세계 기록을 경신하는 기쁨을 누렸다.
브뤼셀은 만으로 100살이 되진 않았지만 수영은 선수가 태어난 연도를 기준으로 연령 범주를 정하기 때문에 브뤼셀은 100세 이상 104세 이하로 분류된다. 그는 192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
브뤼셀이 수영 대회 출전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은 그의 나이가 60대 중반을 넘어섰을 때였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시니어 대회에 출전했던 그는 수영에 완전히 매료됐다.
오랜 기간 그는 정식적인 훈련 없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꾸준히 수영 연습을 해왔다. 그가 수영을 하는 것은 좋은 기록을 내거나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함이 아닌 수영을 하는 시간 자체가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그와 비슷한 연령대에는 수영선수가 극히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브뤼셀은 대회에 나가는 매 순간 신기록을 세우곤 했다. 어떤 종목에서는 해당 연령대에 경기를 출전해 완주한 세계 첫 선수가 되기도 했다.
대회를 마친 그는 “나는 경기에 나설 땐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남은 바퀴 수를 셀 뿐”이라며 “마지막 바퀴에 들어서면 내가 가진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70대인 막내는 내가 늙었다고 말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게 느끼지 않는다”며 “남은 생에도 늙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뤼셀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도 내년 공개를 목표로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