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주민들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 중산층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캘리포니아 엑소더스 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주민들은 갈수록 악화되는 노숙자 문제와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거론하면서 높은 캘리포니아 세금과 삶을 유지하는 비용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이들은 정부 지원이 집중되고 있는 저소득층 주민들에 비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LA 거주 주민들은 저소득층 주민들과 일반 주민들간의 경제적인 격차가 거의 없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시정부의 지원정책과 주 정부의 주민들을 위한 복지 지원 정책이 저소득층에게만 몰리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나타니고 있다.
KnewsLA는 4인 가족을 기준으로 메디칼 등 저소득층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연소득 6만 달러 가정과, 정부 혜택을 받지 않는 4인 가족 연소득 9만 6천 달러 가정을 놓고 비교해보았다.
연소득에서는 거의 두 배 가량 차이를 보이지만, 실생활비를 적용했을 때 실질 경제적인 수익은 똑같았다. 삶의 가치, 생활 비용은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고소득 가정이 여유 자금이 저소득층 가정에 비해 부족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버는 만큼 세금을 내지만, 벌지 않은 만큼 혜택도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가 숫자로 증명된 셈이다.
- 건강보험은 LA Care 로 가입해 치과 보험을 포함했을 경우 매월 페이먼트 금액으로 코페이($60/방문)은 포함되지 않았다.
- 식료품 비용은 EBT의 월 한 가정 지급 금액에 따른 액수이다.
- 인터넷 비용은 저소득층 가정 무료 인터넷 서비스 기준이다.
- 유틸리티 비용은 같은 유틸리티 사용량을 계산해 저소득층 가정이 받는 혜택, 디스카운트를 적용한 금액이다.
- 자동차 보험 역시 캘리포니아 저소득층 지원 프로그램을 사용해 완납된 캠리 승용차 기준이다.
- 3 베드룸 아파트 페이먼트는 저소득층 지원 아파트와 LA 한인타운 아파트 렌트비 평균 금액을 비교했다.
- 모든 금액의 센트 금액은 반올림 처리 하였으며, 렌트비의 경우 백단위에서 평균 가격을 산출해 천 단위에 맞췄다.
예를 들어 A씨와 B씨는 LA에서 시간당 최저임금인 $16.90 기준으로 하루 6시간씩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며 월 5천달러 이상의 수익으로 두 명의 부양가족과 함께 4인 가족 기준 연 6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저소득층 가정에 속해 정부의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C씨와 D씨는 한인타운의 일반 사무실에서 하루 8시간 근무하며 월 4천달러씩 성인 두 명이 월 8천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며 4인 가족을 꾸리고 있다. 연소득 9만6천달러의 수익이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했을 경우이며, 세금보고를 할 경우 오히려 C,D가 속한 가족의 수익이 더 줄어들게 된다.
캘리포니아, 좁혀서 LA에서 거주하는 4인 가족의 경우 연간 9만 6천 달러의 수익을 기록해도 연 6만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는 4인 가족과 삶의 경제적 질은 똑같았다.
오히려 하루 여유시간이나 삶의 질 부문에서는 저소득층 주민들이 일주일에 10시간 이상 여가 활동을 할 시간이 더 많았다.
조사 결과 4베드룸 아파트의 경우에도 저소득층의 경우 2천달러대에 아파트나 주택을 렌트할 수 있어 오히려 삶의 질 부분에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LA에 거주하는 한인 박희영씨는 “저소득층 지원도 좋고, 노숙자 문제 해결도 좋은데 가만히 보면 중산층만 힘들어 지는 것 같다”고 말하고, “골고른 혜택, 중산층도 함께 누릴 수 있는 혜택과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는 표를 보고난 뒤 “우리 같은 가족은 10만불을 벌려면 남편과 내가 정말 열심히 여기저기 투잡을 뛰면서 일해야 하는데 저런 상황이라면 누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하고 “파트타임으로 6시간씩 일 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게 더 이익이라는 얘기냐?”라며 두 눈을 의심했다. 이어 최근 캘리포니아의 정책에 불만이 많다고 덧붙이고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로 확대됐다. (민주당과 공화당 이야기로 기사에서는 다루지 않음)
이와 함께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동안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로 렌트비를 내지 않은 가구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렸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건물주들이 세입자들이 렌트비를 내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최근 퇴거조치로 세입자들을 내쫓았지만 밀렸던 렌트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반면 2년여를 렌트비를 내지 않고 거주했던 세입자들은 그 만큼의 절약을 한 셈이 됐다.
물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렌트비를 내지 못했던 가정도 많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2년 전 텍사스로 이주한 한인 김성만씨는 “LA에서 작은 사업체를 접고 아이들과 함께 텍사스로 와 작은 사업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고 말하고 “수입은 비슷한데 오히려 주머니에 남는 돈은 훨씬 더 많다. LA에서 보다 두 배는 더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당장 세금과 개스비 등의 생활비 그리고 주택 모기지 비용 차이가 크게 났다.
김씨는 “LA에서 3베드룸 하우스를 1백만 달러에 처분하고, 텍사스로 와서 4베드룸 하우스를 사서 이사왔는데 모기지 금액은 오히려 적게 내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최근 사업이 잘 운영되지 않아 고민이라고 밝히면서도, LA 에서도 사업 매출은 들쭉날쭉했었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캘리포니아를 떠난 것은 정말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에 삶의 터전을 쉽게 옮길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반대로 텍사스나 애리조나로 이주했다가 1~2년만에 다시 LA로 복귀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시정부가 노숙자 지원과 저소득층 지원으로 수 억달러를 지출하는 것과 관련해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더 커지고 있고, 또 최근 텍사스주에서 보내지는 불법이민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예산을 편성하는 것과 관련해 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더해지고 있는 중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