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첫 시간은 ‘서예교실’이었다.
아침 9시부터 지필묵 가방을 든 어르신들이 2층 강당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수업이 시작되자, 익숙한 붓글씨 솜씨가 모두 빼어났다.
그런데, 맨 뒷줄 왼쪽 끝에 계신 할머니 한 분이 신문지 위에 붓으로 동그라미를 그린다. 처음 오셨는지, 글씨 쓰는 한지도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도 쓰기에만 열중하신다.
어떻게 알고 오셨을까.
그 많은 과목 중에 왜 서예교실을 택하셨을까.
붓은 교수님에게 빌린 걸까.
할머니 눈은 빛났고, 손엔 힘이 있었다. 참으로 드물고 귀한, 감동적인 순간이다.
코로나 팬데믹을 뚫고 594일만에 문을 연 한인타운 시니어센터에는 한인 어르신들의 사랑과 기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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