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의 공장 지대는 현재 무법천지다.
최근 다운타운 봉제업체들에는 절도범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 업주들은 공장에 쌓아 둔 원단을 지키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다.
다운타운에서 봉제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주 K씨는 최근 노숙자 방화로 공장에 화재가 발생, 큰 피해를 입었다. 원단 상당량이 화재로 불에 타 큰 피해를 입었지만 화재 충격 보다 요즘은 남은 원단을 지키느라 잠을 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화재로 공장 건물 외벽에 균열이 생긴 틈으로 절도범들이 들어와 원단을 훔쳐가고 있어서다.
K씨는 “경찰에 신고해도 그 뿐“이라고 말하고 “경찰이 원단을 찾아줄 수도, 그렇다고 보상을 해줄 수도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하고 “추가 범죄 발생을 막아주고, 절도범들을 체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신고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K씨는 경찰에 신고를 한 후에 또 다시 원단 절도를 당했다.
“구멍이 뚫린 곳을 임시로 나무 패널로 막았고, 자물쇠도 단단히 채웠고 입구 게이트 자물쇠도 단단한 것으로 바꿨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절도범들이 입구 자물쇠를 정교하고 깨끗하게 잘라냈고, 나무 판자는 다 뜯어져 나갔으며 원단도 롤 3개를 가져갔다”고 하소연했다.
다행이 이번에는 절도범들 중 한 명은 잡을 수 있었다. 스마트폰으로 지켜보다 재빨리 경찰에 신고한 덕분이었다.
원단 도둑이 들던 날 새벽 새로 설치한 감시 카메라를 스마트폰을 통해 지켜보다 절도범들이 침입한 것으로 확인하고 즉각 경찰에 신고했고 곧바로 공장을 뛰어갔다.
경찰이 도착하자 자신들의 밴으로 원단을 옮겨 싣고 있던 절도범들이 영화처럼 입구 게이트 철조망을 뚫고 달아나기 시작했고, 경찰이 뒤쫓아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
K씨는 “무슨 영화 찍는 것도 아니고, 이런 일이 눈앞에서 벌어지니까 황당하고 어지럽고,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눈물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새벽 영화처럼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체포한 그 절도범은 경찰이 체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풀려났다.
방화 피해에 잇딴 원단 절도까지 당한 K씨는 최근 불안과 무기력감, 우울감까지 겹쳐 치료를 받고 있다.
K씨는“잠도 자지 못하고, 식욕도 없고, 우울한 마음까지 들면서 불안해서 매일매일이 힘들어 결국 약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정은 다른 한인 업체들도 다르지 않다. 봉제 업소들 마다 절도 피해를 당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여서
이제 공장에 원단 등 비싼 재료들을 보관하지도 못하고 그날 제품 생산에 필요한 재료만 구매해 하루하루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운타운과 플러튼에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 업주 임씨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임씨는 “창고를 간소화 하거나 다른 업체와 함께 창고를 공유하면서 창고 비용을 줄이고, 대신 경비를 늘렸다“며 “최근 다운타운에서 방화 사건이 잇따르고 창고가 털리는 절도사건이 빈발하고 있어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임씨는 무법천지가 된 다운타운을 벗어나기 위해 다른 지역에서 창고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