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8일, 시애틀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한인 버스 운전기사 숀 임(59세)씨 추모식과 추모행진이 12일 시애틀에서 열렸다.
지난 2015년부터 킹 카운티 메트로에서 근무하며 동료들과 승객들에게 깊은 사랑과 존경을 받았던 임씨의 추모식에는 시애틀 메트로 직원과 시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해 그의 죽음 애도했다고 지역매체 K5 뉴스가 보도했다
K5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메트로 버스와 대중교통 차량으로 이루어진 추모 행렬이 시애틀 도심을 가로질렀다. 킹 카운티 메트로의 아틀란틱 및 센트럴 기지에서 시작된 행렬은 시애틀 센터와 고속도로 99번을 거쳐 소도(Stadium Place South)까지 이어졌으며, 총 80대의 버스가 참여했다.
추모 행렬 선두 버스에는 ‘숀 임’이라는 이름과 그의 메트로 직원 번호가 표시되었으며, 킹 카운티 직원들이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많은 대중교통 종사자들은 임씨를 기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참석했으며, 일부는 임씨와 한 번도 만난 적 없었음에도 동료를 기리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임씨는 툭윌라에 위치한 포스터 고등학교를 1984년에 졸업했으며, 학창 시절 동료들에게 사랑받아 ‘프롬 프린스(Prom Prince)’로 뽑힐 만큼 밝고 친절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동창생들은 “그의 미소와 친절함을 기억한다”고 추억하며, 고등학교 동문 페이지에는 “당신이 그리울 겁니다”라는 추모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의 친절함은 성인이 된 후에도 변함없었다. 한 승객은 임씨가 자신의 지갑을 직접 배달해줬던 경험을 떠올리며 “그는 매우 친절하고 웃음이 많던 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추모 행렬 후 이날 오전 11시, 루멘 필드 이벤트 센터 내 와무 극장에서 장례식이 진행됐다. 수백 명의 동료, 친구,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임씨의 헌신과 따뜻한 인품을 기렸다.
임씨는 지난달 노숙자 승객과 창문을 여는 문제로 언쟁을 벌인 뒤 페퍼 스프레이 공격과 폭행을 당하고, 결국 칼에 찔려 사망했다. 용의자인 리처드 시츠락(53세)은 며칠 후 체포되어 현재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번 사건은 대중교통 근로자들의 안전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한 동료는 “대중교통 기사들이 목숨을 잃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근로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시애틀 한인 사회도 임씨의 가족을 돕기 위해 모금 활동을 계획 중이다. 임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한인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으며, 많은 이들이 그를 추모하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지원을 전하고 있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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