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타운 주택가에서 살아가는 한인들의 일상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노숙자 텐트가 늘어나고, 매춘부들이 거리로 돌아오면서 “이곳이 더 이상 살 만한 동네가 아니다”라고 호소한다.
한인타운 동양선교교회 인근에 거주하는 한성범 씨는 “처음에는 노숙자 한 명이 천막을 치고 왔다 갔다 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한 블럭 절반 이상이 텐트로 채워졌다”며 “완전히 노숙자 텐트촌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처음부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씨는 “노숙자가 처음 왔을 때 저도 신고했고, 옆집 아저씨도, 앞집 할머니도 신고했는데 경찰은 오지 않았다”며 “그 사이에 노숙자들은 대낮에도 길가에 누워 마리화나를 피우고, 공기와 냄새가 다 망가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교회 신도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 한씨는 “교회 동쪽 벽 한 면이 전부 텐트로 막혀 있어 일요일마다 예배 보러 오는 사람들이 고생한다”고 전했다.
밤이 되면 풍경은 더욱 악화된다.
해가 떨어지면 웨스턴 거리 일대에는 매춘부들이 줄지어 서서 호객행위를 한다. 한씨는 “하루 종일 노숙자 때문에 힘든데, 밤에는 매춘부들이 길거리를 점령한다”며 “정말 빈민가에서 사는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단속은 일시적일 뿐이다. 경찰이 노숙자 텐트를 철거하거나 매춘부들을 단속하면 잠시 깨끗해지지만, 며칠 뒤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다.
한씨는 “시장이나 관계자들이 와서 사진 찍고, ‘문제를 해결했다’고 기자회견을 하지만 몇 주 뒤면 텐트촌이 다시 생기고 매춘부들은 더 야한 옷을 입고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한인타운 주민들의 삶은 노숙자 문제, 매춘 문제, 잦은 절도 범죄로 날마다 위협받고 있다. 주민들은 “행정의 보여주기식 단속으로는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며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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