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을 관통하는 웨스턴 애비뉴 일대에 경찰 감시 카메라 18대가 설치될 예정이다.
인신매매 단속을 강화한다는 명분이지만, 성노동자와 인권단체들은 “감시 강화가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LAist 3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LA 경찰국(LAPD)은 올해 말까지 올림픽 블러버드와 산타모니카 블러버드 사이 웨스턴 애비뉴 구간에 카메라 18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해당 구간은 한인타운을 포함해 성매매 및 인신매매 활동이 지속적으로 발생해온 지역으로 지목돼 왔다.
이번 계획은 올해 초 시가 출범시킨 ‘인신매매 대응 태스크포스’의 후속 조치로 추진되고 있다. 경찰은 여성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 조직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 단속 과정에서 성인 성노동자까지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윌셔센터-한인타운 주민의회 회의에서 LAPD 루시 버뮤데즈 경관은 “카메라를 통해 차량 번호판을 확보하고, 여성들을 착취하는 이들을 체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카메라는 LAPD 올림픽과 할리우드 관할 구역에 걸친 웨스턴 애비뉴 구간을 촬영하게 된다. 경찰은 학교와 주거지역 인근에서도 성매매 및 인신매매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올림픽 지구를 총괄하는 레이첼 로드리게스 경감은 카메라 업체, 비용, 운영 방식 등 핵심 정보에 대해 “계약이 완료되기 전까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사용되는 번호판 인식 카메라 업체 ‘플록(Flock)’과는 무관하며, 수집된 데이터 역시 외부와 공유되지 않고 LAPD 내부에만 보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 활동가들은 이 같은 설명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거리 기반 피해감소 단체 ‘사이드워크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 소마 스네이크오일은 “인신매매 단속을 명분으로 하지만 결국 성노동자들도 경찰의 감시 대상이 된다”며 “특히 이주 여성들에게는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정책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성노동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밀어내는 ‘풍선 효과’만 낳는다”며 “주거 불안정 같은 근본 문제는 해결하지 않은 채 감시와 단속만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최근 사우스 LA 피게로아 스트리트 일대에서 진행된 단속 이후 성매매 활동이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 조치가 향후 올림픽을 앞두고 도시 이미지를 정비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인타운 주민이자 ‘Stop LAPD Spying Coalition’ 소속 제이미 쿠식은 “올림픽을 앞두고 윌셔와 웨스턴 일대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주민 안전 요구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한다.
로드리게스 경감은 “주택가와 학교 인근에서 성매매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민들의 우려가 크다”며 “인력 부족 상황에서 기술은 현장 경찰을 지원하는 중요한 도구”라고 말했다.
또 “우리가 하루 종일 카메라만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며 “필요한 사건, 특히 인신매매 의심 사례에 한해 제한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궁극적으로 해당 구간에서 인신매매를 근절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자발적으로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과 강제로 착취당하는 피해자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제로 유입된 피해자를 구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감시와 단속 중심 접근이 과연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