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 요양시설에서 자신이 간병하던 한인 노인 여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중국계 간병 직원이 사건 발생 3년여 만에 1급 살인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75세와 83세 한인 여성으로, 간병 직원은 이들을 30분 간격으로 화장실에 데려가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목 부분을 전기테이프로 감은 뒤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중국계 지안춘 리(Jianchun Li·44)는 다이아몬드바의 일반 주택에서 운영되던 노인 생활시설 ‘해피 홈 케어 포 엘더리’(Happy Home Care for Elderly)의 입주 간병 직원이었다.
이 시설에는 당시 한인 여성들을 포함해 최대 6명의 노인이 생활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리 역시 이곳에 거주하면서 시설 관리와 입주 노인 간병 업무를 맡고 있었다.
사건은 2023년 6월 24일 발생했다.
당시 야간 근무를 하던 리는 오전 7시 직전 보행기를 사용하던 모니카 문 리(75)씨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검찰에 따르면 리는 피해 여성의 머리에 비닐봉지를 씌운 뒤 목 부분을 전기테이프로 감고 목을 졸라 살해했다.
약 30분 뒤에는 두 번째 피해자인 박희숙(83)씨를 같은 화장실로 데려가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이날 오전 늦게 소방대원과 당국이 현장에 출동해 구조를 시도했지만 두 여성 모두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리는 사건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사흘 뒤인 6월 27일 두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당시 캘리포니아 소셜서비스국 자료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사건 발생 전인 2021년 이후 약 2년 동안 노인 건강과 안전 문제 등과 관련해 7건의 규정 위반 신고가 접수돼 당국의 방문 조사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시설 운영상의 문제와 두 여성 살인 사건 사이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두 여성이 왜 살해됐는지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범행 동기는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현재까지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배심원단은 지난 8월 20일 리에게 적용된 1급 살인 혐의 2건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2명을 살해한 데 따른 복수 살인 특별가중사유도 인정했다.
재판은 이후 리가 범행 당시 자신의 행동에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는 정신상태였는지를 판단하는 별도의 심리로 이어졌다.
지난 27일 배심원단은 리가 범행 당시 법적 책임능력이 있었다고 판단하면서 피고 측의 ‘정신이상으로 인한 무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네이선 호크먼 LA카운티 검사장은 “3년 전 모니카 문 리씨와 박희숙씨의 삶은 자신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으로 기대했던 지안춘 리에 의해 잔혹하게 빼앗겼다”며 “리에게 책임을 묻고 그가 취약한 두 여성을 살해할 당시 제정신이었다고 판단한 배심원단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평결이 피해자 유가족과 다이아몬드바 지역사회에 조금이나마 마음의 정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정의가 실현됐고 리는 자신의 끔찍하고 무의미한 범죄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의 선고 공판은 오는 9월 3일 열릴 예정이다.
복수 살인 특별가중사유까지 인정된 리에게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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