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권자와 결혼해 영주권 심사를 기다리던 한인 여성이 LA국제공항(LAX)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됐다가 연방법원의 명령으로 석방됐다.
라디오코리아에 따르면 한인 여성 이아현(Ahyun Lee) 씨는 지난 10월 10일 남편과 함께 텍사스행 국내선 항공편에 탑승하려다 LAX에서 ICE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이 씨는 2021년 무비자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합법 입국했으나 허용된 체류 기간을 넘겨 머물고 있었다. 이후 올해 8월 시민권자 진 주씨와 결혼했으며, 9월에는 가족초청 이민청원서와 영주권 신분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ICE는 이 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체류 기간 초과를 이유로 체포했다. 체포 영장과 추방 관련 서류는 공항에서 체포한 다음 날 발부됐다.
이 씨는 애들랜토 이민구금시설에 수용된 뒤 구금의 적법성을 다투는 인신보호 청원을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의 세레나 무리요 판사는 11월 4일 ICE가 사전 통지나 적절한 심리 절차 없이 이 씨를 체포·구금한 것은 수정헌법 제5조의 적법절차 보장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이 씨에게 범죄 전력이 없고 미국 내 가족과 생활 기반이 있어 도주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면서 24시간 이내 석방을 명령했다.

다만 석방이 추방 명령의 취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씨에 대한 행정 추방 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며, 영주권 신청 역시 심사 중이다.
법원은 ICE가 이 씨를 다시 구금하려면 최소 이틀 전에 구금 사유의 변화를 서면으로 통보하고 이민판사의 보석 심리를 거치도록 했다.
이번 사건에서는 항공편 예약 정보가 이민당국에 전달된 경위도 주목된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ICE LA 현장사무소는 이 씨가 체포되기 이틀 전인 10월 8일 교통안전청(TSA)과 연계된 경로를 통해 이 씨의 항공편 정보를 확보했다.
이번 판결은 영주권 신청이 진행 중인 이민자라도 체포될 수 있지만, 이민당국 역시 헌법이 보장하는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개별 사건에 대한 석방 명령이 모든 영주권 신청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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