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대표 측은 중앙당 선관위에 11일 공식적인 이의제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다만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불복’ 프레임을 의식한 듯 불복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은 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불복 운운하는데 이것은 전혀 다르다”며 “예컨대 축구나 야구 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실수가 있으면 이의를 신청하고 영상판독장치로 판정한다. 그것을 불복이라 하지 않는다. 이것을 갖고 경선불복 운운하는 것은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이해 못하는 대단히 비민주적 발상”이라고 말했다.
가처분 신청 같은 법적 대응 절차도 일단 현재 단계에서는 선택지에서 제껴 놓은 모습이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홍영표 의원은 “우리 민주당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당 아니냐. 당내에서 정치적·정무적 리더십이 발휘되고 지혜가 모여서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길 바란다”며 “1차적으로 우리당의 시스템을 통해서 이게 바로잡혀질 수 있다는 생각을 1차로 갖고 있다. 현 단계에서 법적대응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지도부가 무효표 논란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했다며 부글부글 끓는 모습이다. 이미 정 전 총리 사퇴 당시에 이같은 문제를 충분히 예상해볼 수 있었음에도 이 후보와 이 전 대표 간 격차가 벌어져 무효표 처리 방식 자체가 승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박 의원은 “잘못된 해석이 특정 후보에게 결과적으로 과반을 만들어준 것”이라며 “우리측의 문제 제기를 당 지도부가 너무 안이하게 봤다. (이 후보와 이 전 대표간) ‘격차가 있으니 별 일 없겠지’하면서 후보들한테는 ‘중도에 사퇴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당 지도부도 충분히 마음 한쪽에 걱정이 있었는데 바로잡지 않고 있다가 오늘에 와서 중대국면이 조성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낙연 캠프 정치개혁비전위원장인 김종민 의원은 “사퇴 이전에는 선관위가 유효투표라고 확정해 발표했다. 그 후에는 무효표라고 수정의결한 적이 없다”며 “선관위가 유효로 확정해 공표한 유효표가 어제 갑자기 (총투표에) 합산 안하고 빠진 것이다. 의도했다면 부정선거이고 의도하지 않았다면 실수 착오인데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도부에 논란이 된 당헌·당규의 해석을 바로잡기 위한 당무위원회 소집을 비롯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방침이다.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희들로서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결선투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이재명 후보 쪽에서는 원팀이 되자고 하는데 원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이 문제는 원칙에 따라서 조속히 수습하고 결선투표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반발도 거세지는 분위기다. 이들은 정 전 총리 등의 득표를 제외하는 것을 놓고 ‘사사오입’ 개헌에 빗대고 있다.
전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부터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사사오입 철회’를 요구하는 글이 빗발쳤으며 일부 지지자들은 여의도 당사 앞으로 몰려들어 모여 “철회하라 사사오입”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 모임’은 이날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이들은 사전에 배포한 ‘민주당은 사사오입 철회하라’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대선 경선의 절차적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중앙당 선관위의 실수를 용인해 그대로 대통령 후보를 확정했을 경우 민주당 대통령 후보 자격에 대해 국민의힘이 법적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며 “그 소송으로 인해 대통령 후보 등록이 무효가 된다면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도 못하고 정권을 내어주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발표된 후보자 선출을 취소하고 결선투표를 즉각 실시하라”며 “박용진 후보와 이낙연 후보는 캠프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중앙당 선관위의 잘못이 시정되게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