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군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한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27)씨가 5·18기념재단에 할아버지를 대신해 반성과 사죄를 하겠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재단은 전씨의 광주 방문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될 경우 협조할 방침이다.
27일(한국시간) 재단에 따르면 전씨는 전날 오후 8시 42분께 재단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도와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저의 잘못을 더 깊게 배우고 사죄하면서 반성·회개하고 싶다’ ‘피해자들의 한을 풀어주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재단은 광주행을 결심한 전씨가 사죄·반성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묻고자 이같은 연락을 취해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기봉 재단 사무처장은 “전씨가 반성과 사죄를 위해 광주에 올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며 “이에 응답해 광주에 온다는 답장을 보낼 경우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함께 관련 일정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계기를 통해서 그간 전씨가 SNS를 통해 이어온 발언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진정성있는 사과가 뒤따를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전씨는 27일 뉴욕을 떠나 28일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7일 뉴욕공항에서 출발해 다음 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며 항공편 일정표를 올렸다.
전씨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광주로 가겠다”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에게 사과하겠다는 의사도 함께 밝혔다.
그간 전씨는 전두환씨 일가의 비자금 의혹과 주변인들의 마약범죄 등에 대해 폭로성 게시글을 연이어 게시해왔다.
전씨는 지난 17일에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복용한 뒤 환각 증세를 보이다 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현재 경찰은 전씨와 전씨가 폭로한 지인들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입건 전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