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버스 1800대 기증 이중근 회장, ‘한류 산타’ 된 사연은…
“동남아 출장 중에 무더운 날씨에도 보호조치 하나 없이 오토바이로 아이들을 태우고 다니는 어머니의 모습을 봤어요. 뒤에서 엄마 허리를 잡고 졸고 있는 아이가 혹여나 손을 놓치게 되면 생명을 잃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아이들이 위험한 상황에 놓이거나 다치지 않고 탈 수 있는 안전한 대중교통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국경 없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각) 라오스 총리실 앞 광장에서 버스 기증식 행사를 갖고 전한 말이다.
24일 부영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산타클로스’로 불린다. 동남아시아에 버스 수천대를 기증하는 등 기부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주요 도시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올해 2월 캄보디아에 버스 1200대를 기부한데 이어 이달 라오스에도 버스 600대를 기증했다.
부영그룹은 지난 13일 오후 라오스 총리실 앞 광장에서 버스 600대 기증식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과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 키캐우 카이캄피툰 부총리, 아룬싸이 순나랏 라오스 총리실 장관을 비롯한 라오스 유관부처 관계자가 참석했다.
현지 언론들도 이번 버스 기증식 행사를 주목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이 회장은 라오스의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라오스 명예 시민권과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등급 훈장인 1등 개발훈장 대통령 훈장을 손싸이 시판돈 라오스 총리로부터 받았다.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버스를 기부한 데는 이 회장의 결심이 있었다. 이 회장은 “두 나라의 기존 주 교통수단인 오토바이와 뚝뚝이가 공중교통기구인 버스로 전환된다면 국력 또한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시민들이 냉방 장치가 있는 버스를 타고 이동 중에 책을 보는 등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싸이 시판돈 총리는 “부영그룹의 버스 기증으로 대중교통이 활성화 돼 라오스의 교통 체증 문제가 해결되고 라오스 국민들의 안전과 편익이 증진될 것”이라며 “라오스의 사회 발전에 힘써주시는 이 회장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기증된 버스에는 원앙마크와 함께 한국어로 ‘사랑으로’가 적혀 있어 대중교통 여건 개선과 함께 한글을 알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기부한 버스 1200대 중 700대는 현재 운행 중이며, 500대는 2024년 4월까지 전달될 계획이다. 라오스에도 600대 중 300대는 이미 도착해 있으며, 남은 300대도 2024년 4월까지 전달될 예정이다.
부영그룹은 현재까지 라오스에 디지털 피아노 2000여대, 교육용 칠판 3만여개를 기증했으며 초등학교 300곳의 건립 기금 약 78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다. 또한 라오스 동남아시안게임 유치를 위해 골프 클럽을 조성했으며, 태권도센터 건립 발전기금으로 약 4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