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김주현(37)교수가 ‘빈대와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해결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외신이 그를 집중 조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27일 ‘흡혈 곤충계의 대모, 빈대와의 전쟁에서 반격을 선포하다’라는 제목으로 김주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열대의학교실 교수의 최근 연구 내용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진 빈대 확산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기존 살충제에 내성이 생긴 빈대를 퇴치할 수 있는 대체 살충제를 발굴했다.
김 교수는 2020년 이미 국내 빈대에서 국내 빈대가 기존 빈대 살충제인 피레스로이드에 내성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이어 그의 연구팀은 지난달 피레스로이드 대신 이미다클로프리드·피프로닐 성분이 빈대 제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 위생곤충학회지에 제출했다.
최근 국경 완화·여행객 증가 등의 이유로 유럽의 ‘빈대’가 국내에도 유입됐다. 정부는 지난 11월 본격적인 방역에 돌입했으나 아직 빈대와의 싸움은 끝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김 교수의 연구 결과가 ‘빈대 퇴치’를 위한 한 줄기 희망이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다클로프리드는 농사에, 피프로닐은 동물용 구충제로 이미 사용되고 있어 상용화 또한 쉬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합동대책본부는 김 교수의 연구 결과 활용 방안을 검토 중이다.
WSJ는 김 교수의 꾸준한 흡혈 곤충 연구 이력에 주목했다. 이어 매사추세츠 애머스트대에서 박사과정 당시 지도교수로부터 ‘빈대 공주(Bedbug Princess)’라고 불렸으며, 대학원 시절에는 학생들 중 유일하게 ‘흡혈 머릿니’를 연구할 의향을 드러낸 학생이었다는 일화를 함께 소개했다.
그의 대학원 지도교수 이시혁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그가 ‘흡혈 곤충의 대모가 될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김주헌 교수는 ‘내 관심은 인간을 해치는 곤충을 가장 효과적으로 퇴치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평소 연구를 위해 실험실에서 키우는 이나 빈대 등 흡혈 곤충에게 자신의 피를 내주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혈 단체에서 피를 기증받아 곤충 먹이로 쓰지만, 수급이 어려울 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안쪽 종아리가 물렸을 때 제일 덜 가렵다’라며 ‘빈대 공주’의 남다른 일상을 공유했다.
그는 현재 환경부 의뢰로 빈대 살충제 개발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