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국방물자를 지원하길 바란다고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유리 김 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수석 부차관보는 26일(현지시간)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온라인 심포지엄에서 한국이 더 많은 무기나 군사물자를 지원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정치적인 지원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국방 지원을 제공한 것을 봤고, 그러한 물자를 더 많이 지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는 한국이 러시아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50여개국 연합의 일원이라고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우리는 연합의 모든 구성원이 시스템, 요격기, 탄약 등 방공망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지원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면서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155㎜ 탄약이다. 최전선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하루에 15~20발의 탄약만 갖고 있다고 보고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좋은 공급망을 갖고 있고, 북한뿐만 아니라 이란과도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러시아가 자국 국방산업을 강화하는 것도 보고있다”며 “따라서 우리 중 나머지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가 대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조는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의 언급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탄약 등 더 많은 군사물자 지원에 나서길 바라는 미국의 속내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그간 비살상 무기만 지원한다는 원칙 하에 전투 식량, 방탄복, 지뢰제거 장비, 긴급 후송차량 등 군수물자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한국 정부는 김 부차관보의 언급 이후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정부 측 입장을 질문 받고선 “우크라이나에 대해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우리 기본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황에 따라서 우방국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다양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부차관보는 북한의 노동자들이 러시아 내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징후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공유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이 증가하는 등 양국 밀착이 심화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생각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중국이 그리 좋아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차관보는 “그들이 미국을 상대로 어느정도 통제할 수 있는 문제(북한)을 갖고 있는 것과 그러한 역할을 갑자기 경쟁자에게 빼앗기는 것은 다르다”며 “때문에 그 부분을 매우 주의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WSJ 한국, 우크라이나에 포탄 수십 만 발 지원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