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 한국의 자체 핵무장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영국 유력 언론에서 나왔다.
영국 가디언 주말판인 옵저버의 국제담당 칼럼니스트 사이먼 티스달은 4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 미국은 신뢰할 수 없는 동맹국이 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자체 핵무장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부제의 글에서 이같이 밝혔다.
티스달은 한국과 북한이 과거 휴전 협정으로 75년 가까이 현상을 유지해왔고 중국과 미국이 이를 보증해왔지만, 이제는 한반도에 변화가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변화의 원인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어서가 아니라, 한국이 공개적으로 불안해졌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것이 전 세계에 중요하는 이유는 바로 핵무기 때문”이라며 “중국조차도 통제할 수 없는 김정은이 다음에 무엇을 할지 우려한다”고 말했다.
티스달은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더 도발적으로 전개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사용한 군사적 압박과 협상 유화책이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한 현재 덜 효과적이며 나아가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강조했다.
티스달은 이러한 상황과 트럼프 당선인이 동맹을 경시하는 성향을 고려하면 한국이 자체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솔깃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해외 분쟁에 개입하길 싫어하는 트럼프의 성향도 미국 핵우산과 관련한 한국 내 논쟁을 심화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아마겟돈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국을 구할 것이라고 믿는 이가 거의 없는 까닭에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억제력을 지녀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고 했다.
티스달은 동맹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와 불투명한 대북정책을 한국의 자체 핵보유론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는 주한미군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며 “트럼프와 김정은 간의 향후 협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폐기해 북한이 일부 핵탄두를 계속 보유하는 걸 허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는 한국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