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과 관세 문제를 논의한 후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을 것 같다(We may be moving faster than I thought)”고 밝혔다.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조속히 타결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드러낸 것인데, 양국이 짧은 시간 내에도 상당한 공감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언권을 넘겨받은 뒤 “오늘 한국 정부와 매우 성공적인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그러면서 “빠르면 다음주부터 논의하자는데 합의한 만큼, 이르면 다음주부터 기술적인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은 (협상을 위해) 일찍 왔고, 철저히 준비하고 왔다(they came with their a game)”면서 “그들이 실제 그것을 이행할지 지켜볼 것이다”고 부연했다.
한미는 이날 오전 미 재무부에서 ‘2+2 통상협의(Trade Consultation)’를 진행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한국은 최 부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필두로 관계 부처 실무자들이 대거 포함된 대표단을 구성했고, 미국에서는 베선트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회담에 참석했다.
트럼프발 관세전쟁이 가시화된 이후 처음으로 한미 재무·통상 수장이 함께 테이블에 마주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시작해 오전 9시 18분께 마무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일본 대표단과 협의에 깜짝 등장해 이번에도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협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 앞에서도 한국과 협상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고, 베선트 장관 발언에도 첨언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세계 대상 상호관세를 발표하며 한국산 수입품에는 25%를 책정했다. 상호관세는 90일간 발효를 유예했으나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에 대한 25% 품목별 관세는 이미 발효돼 한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2일 워싱턴DC에 도착한 뒤 이번 회담에 대해 “미국 측 관심사안을 경청하고 우리입장도 적극 설명하면 우리가 서로 도움되는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으니 그렇게 노력하겠다”며 “논의 결과는 목요일날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안 장관은 전날 “상호관세가 부과된 것을 철폐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특히 지금 25% 품목 관세가 부과돼 있는 자동차는 대미 교역에 큰 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가급적 신속히 풀 수 있도록 협의해나갈 것이다”고 했다.